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서울 세종로 사거리 인근을 지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서울 강서구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제설 비상근무로 36시간 연속으로 일한 뒤 귀가했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강서구 등촌2동 행정복지센터 소속 공무원 A씨(31)는 제설 비상근무를 마친 뒤인 지난 11일 오후 9시쯤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A씨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서울시가 보강 근무를 지시한 지난 10일 오전 6시부터 제설 비상근무를 했다. 그는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27시간 연속 근무하고, 퇴근하지 않은 채로 다시 당일 오후 6시까지 정상 근무를 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가 식사를 한 후 운동을 하다가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10일 서울 전역에 1㎝ 미만의 눈 또는 비가 예보되자 제설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시의 제설 대책 매뉴얼에 따르면 적설량 5㎝ 미만 예보 시 1단계, 5㎝ 이상(대설주의보) 2단계, 10㎝ 이상(대설경보) 예보 시 3단계를 가동하도록 돼 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실제 적설이 미미해도 비상 대응 체계에 따라 인력이 모두 가동돼야 하기 때문에 과로로 이어진다”며 “서울시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 시정 요구를 해왔고 이번 사고는 예고된 산업재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설 상황이나 비상 예보에 따라 비상 발령을 했고 근무조에 따라 출근한 것은 자치구 기준에 따르는 것”이라며 “당일 오전부터 1cm 미만 눈 예보가 있어 비상 근무를 발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당일 야외 제설 작업은 없었고 밤샘 근무 뒤 출근은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과로 여부는 의학적 판단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