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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임신부, 조산 막으려 침상 안정? 이젠 권하지 않아요

입력 2026.02.14 09:00

수정 2026.02.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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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다태아’ 출산 비율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다태아 출생 비율은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았으며, 세쌍둥이 이상만 따로 보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령임신 증가와 보조생식술 확대가 영향을 미치면서 다태임신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형태인 쌍둥이 임신은 임신 초기부터 태반과 양막 구조를 정확히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쌍둥이 임신에서는 임신 전반기, 특히 임신 13주 이전에 태반의 수(융모막)와 아기들을 나누는 양막이 몇개인지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위험도, 병원 방문 간격, 관리 계획, 권장 분만 시기까지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태반이 두 개인 경우에는 각 태아가 자기 태반을 갖는 ‘두 융모막 쌍둥이’이며, 하나의 태반을 함께 사용하는 쌍둥이의 경우 ‘단일 융모막 쌍둥이’로 구분된다.

단일 융모막 쌍둥이는 두 태아의 혈관이 태반 내에서 서로 연결돼 있어 한쪽 태아의 상태 변화가 다른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인 ‘쌍태아 간 수혈증후군’은 한 태아에게는 혈액이 과도하게 몰리고, 다른 태아에게는 혈류가 부족해 양수량과 성장의 불균형, 심장 부담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또한 한쪽은 빈혈, 다른 쪽은 과적혈구증이 나타나는 ‘쌍태아 간 빈혈-과적혈구증’이 발생할 수 있어 임신 20주 전후에는 중뇌동맥 혈류 검사를 통한 정밀 관찰을 추천한다.

쌍둥이 임신 중 한 태아가 사망하는 경우도 사망 시기와 융모막 개수에 따라 영향이 다르다. 임신 초기에는 남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으나, 임신 중·후반기에는 단일 융모막 쌍둥이인 경우 두 태아의 혈류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생존한 태아에서도 급격한 저혈압·혈류 감소가 발생해 아기의 뇌 손상이나 사산·조산 위험이 높아진다. 이처럼 태반·양막 구조는 산전 관리와 분만 시기에도 큰 차이를 만든다. 단일 융모막 쌍둥이는 임신 16주부터 2주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쌍태아 간 수혈증후군’ 등 합병증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 증가로 태아 심장 초음파가 권장된다. 32주 전후부터는 태아 건강평가를 통한 상태 관찰이 필요하고, 합병증이 없더라도 대개 36주 전후 분만을 고려한다. 태반과 양막이 모두 하나인 단일 양막 쌍둥이는 탯줄 얽힘 위험이 높아 32~34주 제왕절개 분만이 권고된다. 두 융모막 쌍둥이는 단태임신과 유사한 진료 간격을 유지하되, 36주 이후 매주 태아 건강평가가 권장되며 37~38주 분만을 고려할 수 있다.

쌍둥이 임신에서는 영양과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정상 체질량지수 임신부 기준으로 임신 기간 동안 16~24㎏(평균 20㎏)의 체중 증가가 권장되며, 엽산은 하루 1㎎, 철분은 하루 60~100㎎(순수 철분) 등 단태임신보다 더 많은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임신중독증 예방을 위해 최소 15~16주 이전부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쌍둥이 임신부에게 침상 안정이나 예방적 입원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까지 침상 안정이 조산을 감소시킨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장기간 활동을 제한할 경우 혈전증이나 신체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합병증이 없는 쌍둥이 임신에서 조산을 예방할 목적으로 입원, 예방적 경구 자궁수축억제제, 프로게스테론 투여 등 일상적인 예방적 치료는 조산 발생률을 낮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쌍둥이 임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시행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다만 자궁경부 길이가 짧게 측정된 경우에는 질 프로게스테론 또는 자궁경부 개대, 양막 돌출이 있거나 자궁경부 길이가 10㎜ 이하인 경우에는 자궁경부 원형결찰술이 도움이 될 수 있어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

박교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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