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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계획이 '몰아자기'라고요?···‘2시간의 법칙’ 기억하세요

입력 2026.02.14 09:00

수정 2026.02.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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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는 평소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동시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수면 주기가 흐트러지기도 쉽다.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명절 연휴는 평소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동시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수면 주기가 흐트러지기도 쉽다.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명절 연휴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의 건강을 살펴보기 좋은 때다. 어느덧 연세가 지긋해진 부모님이나 집안 어르신들이 흔히 얘기하는, “나이 드니 잠이 줄었다”는 호소는 가볍게 듣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더 오랫동안 보내는 노년기에 ‘하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일상생활 전반이 쉽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불면증이나 렘수면행동장애 등 수면장애는 치매 같은 퇴행성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평소 수면장애를 겪지 않았더라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 쉬운 연휴에는 수면 주기가 흐트러질 가능성도 커지므로 건강한 수면 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염두에 두면 좋다.

노년기에 겪는 수면장애는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국내 65~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수면장애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자주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어려움을 겪는 상태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잠자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면의 질인데, 8~9시간을 자더라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가 나타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 노인이 되면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뇌신경 기능이 감소해 일주기 리듬이 일반 성인보다 조금 앞당겨진다. 이에 따라 수면 양상에도 변화가 생겨 대부분 오후 7~9시 사이에 일찍 잠이 들었다가 오전 3~5시 사이에 깨게 된다.

노년층 절반 이상 겪는 수면장애
알츠하이머 위험 49%나 높아져
밤에도 스마트폰 못 놓는 젊은층
만성 수면 부족에 우울·불안 심화

연휴를 밀린 잠 보충 기회로 활용
평소보다 2시간 이상 늦은 기상 땐
생체 리듬 깨지며 오히려 피로감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수면 유도 물질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부터 생성되기 시작해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면서 “노인은 일주기 리듬이 달라지는 데다 멜라토닌 분비까지 원활하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수면장애는 그 밖에도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역시 매우 흔히 나타나며,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을 경험하는 노년층도 늘고 있다. 코골이 자체는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지만, 코골이가 있는 사람 중 75%가량이 겪는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수면 중 호흡 이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낮 동안에도 심한 피로감과 두통, 무기력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이 생길 수 있다. 치료하지 않은 채 수면무호흡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치매 등 인지장애,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이나 당뇨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사지, 특히 다리의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여러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는 수면 단계인 렘수면 중에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커지며 꿈과 관련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특히 파킨슨병 같은 다양한 신경계 퇴행성 질환과 연관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최윤호 교수는 “노년기에 수면장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라며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나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년기가 되면서 불면증을 포함한 수면장애를 더 많이 겪게 되는 데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젊은 사람보다 낮 동안 활동량이 적은 문제도 있으며,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만성 호흡기질환,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 빈뇨나 요실금, 고혈압 또는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신체 질환도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이 수면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다만 노인이 되면 수면장애를 겪을 요인이 비교적 더 늘어날 뿐이지, 젊다고 해서 수면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잠자리에서도 환히 켜진 스마트기기 화면을 들여다보는 습관 등의 영향으로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질 저하를 경험하는 젊은 세대도 늘어나고 있다.

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열한 경쟁과 늦은 퇴근, 24시간 열려 있는 디지털 환경이 야기하는 수면 부족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감정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우울과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수면 중에는 기억 정리, 면역 조절, 뇌 노폐물 제거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이 생략된 상태로 다음날을 맞이하면 집중력 저하와 반응 속도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평소 바쁜 생활 탓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든, 노년기를 맞아 신체와 주변 환경의 변화로 수면장애를 겪게 된 경우든 수면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은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낮 동안 햇빛을 충분히 쬐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 섭취는 줄이되, 커피·홍차 등을 마시고 싶다면 디카페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는 피해야 한다.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수면장애를 겪는 가족이 현재 복용 중인 약을 살펴보고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있다면 주치의에게 대체 가능한 다른 치료제로 처방을 바꿔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다. 임의로 수면제를 구입해 먹는 것은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하는 결과를 부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면 부족이 오래 누적됐다면 시간적 여유가 있는 명절 연휴는 수면을 충분히 보충할 기회로 활용하기 좋다. 단, 단순히 오래 자는 것보다는 얼마나 효율적이고 건강하게 수면건강을 회복하는지가 더 중요하므로 추가 수면시간은 ‘2시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평소보다 2시간 이상 더 자거나, 기상 시간이 2시간 이상 늦춰지면 생체리듬이 깨져 연휴 이후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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