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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발전 중인 췌장 복강경·로봇수술··· 환자 회복 앞당긴다

입력 2026.02.14 14:02


췌장의 종양을 절제하는 치료 과정에서 복강경·로봇수술 같은 최소침습 수술의 발전으로 환자의 회복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췌장의 종양을 절제하는 치료 과정에서 복강경·로봇수술 같은 최소침습 수술의 발전으로 환자의 회복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개복수술을 그렇게 많이 한 교수님도 최소침습 수술 영상을 생중계로 보면서 ‘뷰(시야)가 완전히 다르니까 눈을 감을 정도로 무서웠다’고 할 정도거든요. 빠르게 발전하는 수술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도 하고 계속해서 배워가는 자리죠.”

한국최소침습췌장수술연구회가 지난 6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한 제19차 심포지엄 현장. 연구회의 3대 회장을 역임한 강창무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전국의 췌장수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오전 세션에선 실제 췌장암 수술 장면이 생중계됐다. 참석자들은 스크린을 보면서 복강경·로봇수술로 환자의 몸을 여는 범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 수술법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

췌장수술은 환자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만큼이나 의료진에게도 쉽지만은 않다. 이전까지 익숙했던 개복수술 대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최소침습 수술 기법을 익히는 것 역시 도전인 셈이다. 그럼에도 연구회를 통해 꾸준히 교육과 연수를 지속하는 이유는 점차 새로운 치료방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강창무 교수는 “최근 췌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노력도 늘고 있는데, 그동안 치료를 원했지만 충족되지 못했던 환자들의 수요까지 더해서 이 최소침습 췌장수술에 대한 선호도와 중요성 모두 앞으로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침습 췌장수술은 주로 양성과 악성 사이의 경계성 종양, 또는 악성 종양 중에서도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저등급인 종양에 초점을 맞춘다. 종양을 조기에 발견하고, 최소침습 수술로 환자에게 가해지는 부담까지 줄어들면 회복 과정이 더욱 원활해질 수 있다. 권재우 강북삼성병원 외과 교수는 “환자들의 회복력이 높아지니 퇴원 시기도 앞당길 수 있고 일상생활 복귀도 더 빨리 가능해진다는 것이 제일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문석 용인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도 “우리 병원에선 환자들이 수술 후 언제부터 얼마나 걸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보행 측정기를 달아서 회복 수준을 평가하는 연구를 시작한 상태”라며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최소침습으로 췌장수술을 한 환자는 아주 멀쩡한 얼굴로 앉아있어서 수술 후 막 얼굴을 찌푸리며 누워있는 개복수술 환자와 한눈에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환자의 몸에 가는 부담은 줄이고 회복 촉진에 도움이 되는 대가로 췌장 전문 외과의는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돌아오는 뿌듯한 보람과 만족감은 외과의사만이 느낄 수 있는 보상이다. 올해부터 연구회의 제4대 회장을 맡은 이재훈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수술하는 동안은 너무 힘이 들어서 ‘진짜 그만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막상 수술 다음날 회진을 갔는데 환자가 너무 쌩쌩하면 그 느낌이 너무 좋다”면서 “우리끼리는 ‘이 맛에 하는 거야’라고 얘길 하곤 한다”고 말했다.

수술방법을 더 발전시키겠다는 열정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지속되는 점도 연구회의 장점이다. 연구회는 한해에 두 차례 여름·겨울 정기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충북 청주 오송에 있는 시뮬레이션 센터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췌장 수술 연습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비슷한 성격의 일본 학회와 국제 교류를 하며 공동 심포지엄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이재훈 교수는 “일반적인 수술 연구회는 초기에 잠깐 관심이 모아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해당 수술을 소수의 의료기관에서만 하다 보면 점차 활동이 흐지부지되면서 구성원들의 열정이 약해지는 것이 보통”이라면서도 “우리 연구회는 오히려 수술이 많이 어려운데도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충분히 더 배우고 싶어하고, 또 엄숙한 분위기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궁금한 내용들을 속시원히 말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서 장기간 유지될 동력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다만 환자 치료와 수술에 대한 외과의사들의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췌장질환 치료법 발전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수 있게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관련 분야에서의 지원·후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강창무 교수는 “우리 연구회에선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숙련된 술기를 발전시켜 환자 치료환경을 더 개선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어려운 치료를 개척하는 전문가로서의 노력이 좀더 알려져 사회적 지원과 후원이 뒤따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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