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연습 주행 때 착용한 추모 헬멧. AP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추모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서려다 출전 금지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7)의 항소가 최종 기각됐다. 앞서 그는 추모 헬멧이 전쟁에서 숨진 동료들을 위한 것이라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를 제기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AP통신은 14일(한국시간) 스포츠중재재판소가 출전 금지를 취소해달라는 헤라스케비치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헤라스케비치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숨진 자국 선수들을 추모하기 위해 그들의 얼굴이 새겨진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서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IOC는 ‘어떠한 종류의 정치적 선전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올림픽 헌장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측은 IOC의 손을 들어줬다. “헤라스케비치의 추모 의도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국민과 선수들이 겪은 고통을 알리려는 시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출전 금지 조치가 합리적이고 적절하다”고 밝혔다.
헤라스케비츠 측은 이번 판결이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번 올림픽에서 이탈리아 스노보드 선수 롤란트 피슈날러는 작은 러시아 국기 이미지를 넣은 헬멧을 쓴 채 경기에 나섰고, 이스라엘 스켈레톤 선수 제러드 파이어스톤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사망한 자국 선수·코치 11명의 이름이 적힌 키파(유대교 전통 모자)를 경기 도중에 썼다.
IOC 측은 이들 사례가 규정 위반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피슈날러의 헬멧은 2014 소치 대회를 포함해 자신이 출전했던 모든 올림픽 개최지를 기리는 것이었고, 파이어스톤의 키파는 비니 모자에 가려져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