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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의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면서 상속세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18억원짜리 집을 가진 '수도권 중산층'이 상속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고 떠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세 부담으로 고액 자산가가 해외로 이탈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자,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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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발언에 다시 불붙은 상속세···완화 땐 다주택자 ‘버티기’ 커지나

입력 2026.02.15 09:37

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18억까지 상속세 부담 없게 해주자”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증여나 보유 택하는 ‘버티기’ 가능성

“상속세 완화 땐 다주택자 동결 효과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의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면서 상속세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상속세를 완화할 뜻을 밝혔으나, 실제 완화한다면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자녀 상속’을 택하면서 매물이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임기 내 상속세 완화를 추진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상속세를 두고 “(아파트 가격) 18억원까지는 세금을 없게 해주자”며 “일괄 공제·배우자공제 금액을 올려 세금 때문에 이사 안 가고 계속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상속세 면제 한도는 배우자가 있을 경우 최소 10억원(일괄 공제 5억원, 배우자 공제 5억~30억원)이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2월15일 페이스북에 “(18억원까지 면세하면) 수도권의 대다수 중산층이 집 팔지 않고 상속 가능”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18억원짜리 집을 가진 ‘수도권 중산층’이 상속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고 떠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세 부담으로 고액 자산가가 해외로 이탈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자,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일단 현 상속세 부담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상속세 최고세율이 높다’는 취지의 보도가 잇따르자, 지난 9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정부는 상속세의 정책적 순기능 달성을 위해 적정한 수준의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상속 재산에 대한 국가 간 과세 방식의 근본적 차이, 기업 승계 지원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속세 부담 수준을 단순히 국가 간 명목세율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속세 완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상속세를 완화한다면 다주택자 매물이 최대한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 매도 대신 증여나 보유(사망 후 자녀에게 상속)를 택하는 ‘버티기’ 전략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세무업계에는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5월9일 전 매도할지, 자녀에게 증여할지 문의하는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와 상속할 때 세 부담은 다르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10억원에 산 주택 한 채를 15년 뒤 20억원에 파는 경우 지금은 양도세가 2억6000억원이지만, 중과가 시행되면 2주택자는 5억9000억원, 3주택자는 6억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같은 20억원짜리 주택 소유자가 사망 후 자녀에게 상속하면 상속세는 2억3280만원이다. 만약 상속세 최소 공제 한도를 18억원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세법을 개정하면, 상속세는 2910만원으로 급감한다. 물론 사망 시점에 집값이 많이 오르거나, 상속 주택이 여러 채일 경우 양도보다 상속시 세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은퇴한 노인들이 주택 매도를 미루는 원인 중 하나로 세금 문제가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고령층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양도세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사망이기 때문”이라며 “집이 상속될 때 취득가액은 영원히 비과세되고, 상속인이 집을 팔 때는 사망 당시의 가치와 매매 가격의 차액에 대해서만 세금을 낸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부모가 과거 낮은 가격에 산 집이라도 자녀에게는 상속 시점의 시세를 기준으로 세금을 다시 계산해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모가 10억원에 산 주택을 생전에 20억원에 팔면 양도차익은 10억원이다. 반면 같은 주택이 20억원이 된 시점에 상속이 이뤄지고 자녀가 웃돈을 붙여 25억원에 팔더라도 과세 대상 양도차익은 5억원(25억원-20억원)에 그친다. 다시 말해 부모 생애 동안 발생한 집값 상승분(10억원)에 대한 과세가 사라진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상속세를 완화하면 다주택자들의 상속 유인이 커져 양도세 중과를 회피하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산을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려는 ‘동결 효과(Lock-in effect)’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유세를 강화할 경우 정책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정책과 조세 정책은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데 그때그때 대응하다 보니 정합성이 떨어졌다”며 “부동산 거래세는 낮추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없애되 종합소득세에 편입하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도 “양도세 강화의 동결 효과를 보완하려면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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