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재계약 조인식에서 왼쪽부터 현대차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타이거 우즈, PGA 투어 브라이언 롤랩 CEO,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동화 지연 정책으로 브레이크가 걸린 전기차 공백을 하이브리드차로 메우는 한편 지역 밀착형 현지 마케팅 강화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인 콕스 오토모티브 ‘2025년 전기차 판매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127만5714대)은 2024년(130만1441대)보다 2% 줄었다. 세액공제 종료 등의 여파로 최근 10년 동안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이런 흐름을 비켜가지 못했다. 합산 판매량 기준으로 2024년(11만7826대)보다 지난해(9만9553대) 15.5%나 감소했다. 특히 기아(5만6099대→3만3836대)의 감소 폭이 컸다. 브랜드별 순위에서 현대차는 4위를 유지했지만, 기아는 5위에서 9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미국 테슬라는 판매량 감소(-7%)에도 압도적인 1위(58만9160대)를 이어갔다. 제네럴모터스(GM) 계열인 쉐보레(9만6951대)와 캐딜락(4만9152대) 판매량도 각각 42.5%와 69.1% 상승하면서 판매량 순위가 각각 3위에서 2위로, 9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한국 제품 현실은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상무부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1∼11월 기준) 미국은 한국에서 1134억 달러어치 상품을 수입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한 수치다. 미국의 10대 수입국 중 9위로 전년보다 두 계단 하락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 전체 수입의 3.6%를 차지했는데, 무역협회가 관련 자료를 분석·관리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미국 수입 시장 내 순위 하락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면적으로 시행 중인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점유율 사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2011년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를 모두 101만4943대 팔았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22.4%) 처음 20%를 넘어선 뒤 지난해 26.4%까지 올랐다. 이중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을 겨냥해 대미투자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현지 생산 체제와 맞춤형 마케팅 강화로 응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타이틀 스폰서를 2030년까지 이어가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이 대회는 1926년 창설된 LA오픈이 전신으로 올해 100년째를 맞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재계약 조인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운영 주체인 타이거 우즈 재단 설립자 타이거 우즈 선수 등이 참석했다.
우즈는 “제네시스와 함께한 기간은 대회를 발전시킬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00년이란 전통을 이어온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골프가 지켜온 품격과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대회이자 제네시스 브랜드가 추구하는 진정성, 존중, 탁월함의 가치를 함께 보여주는 무대”라고 강조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9일 개막해 22일까지 ‘2026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The Riviera Country Club) 컨트리클럽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