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중도해지 가능하단 조항 제한해야”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가 정규교사의 복직 결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 당하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판 조회가 만연한 업계 특성상 기간제 교사들은 법적 대응에도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정규교사 대체를 전제로 채용된 기간제 교사들이 근무를 시작한 뒤, 전임 교사가 복직 의사를 밝히자 학교로부터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계약서에는 1년 등 근무 기간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임자 복직 시점에 맞춰 계약이 조기 종료되는 구조다.
문제는 ‘전임자 복직 시 계약을 종료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관행처럼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2020년 5월 국민권익위원회는 ‘기간제 교원 중도 해고 관련 불공정 관행 개선방안’을 마련해 교원의 조기 복직 등을 이유로 한 자동계약해지 조항을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유사한 조항과 운영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단체의 설명이다.
기간제 교사 A씨는 2017년 11월 “1년 이상 계약이 보장된다”는 학교 측 설명을 믿고 근무를 시작했다. 6개월짜리 다른 제안을 거절하고 이사까지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휴직 중이던 정규교사가 문자로 복직 의사를 밝히자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사까지 하게 해놓고, 계약을 지키지 않아 생긴 피해는 고스란히 내가 떠안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행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간제 교사 B씨는 지난해 공립학교와 계약을 맺고 근무 중이었다. 계약서상 근무 기간은 2026년 2월까지였지만 정규교사가 복직한다는 이유로 2025년 12월까지만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B씨는 “방학식을 앞두고 갑자기 실직했는데 퇴직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노사분쟁 조정·심판기구인 노동위원회는 최근 정규교사의 복직으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기간제 교사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상 해고에는 해당하지만, 전임자 복직에 따른 계약 해지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만큼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취지다.
노동계는 이 같은 판단이 계약제 노동의 권리 구조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현근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휴직 교사의 조기 복직은 예측 가능한 사정인데 이를 이유로 기간제 교사를 해고하는 관행에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전임자 복직을 이유로 한 중도해지 조항 자체가 근로기준법 취지를 잠탈하려는 시도인 만큼 무효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천적으로 중도해지 조항 기재를 제한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