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장 대표, 발언 수위·내용 고민 중”
언급 없다면 당명 개정 등 ‘쇄신’ 퇴색 전망
6개월간 강성 행보, 이미 늦었다는 평가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대통령과의 오찬회동 불참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오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나설지 주목된다. 해당 선고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외연 확장을 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꼽힌다. 장 대표가 극우 세력의 노선 유지 압박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18일 채널A 인터뷰에서 오는 19일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관련 입장에 대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입장은 여러 차례 밝혔다. 절연보다 중요한 것은 전환 아닌가”라며 “국민의힘은 태도와 이슈를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시지 내용과 (발표) 시기는 미정”이라면서도 “중도 외연 확장에 대한 내용이 메시지에 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달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하자 “법원에서 공정한 재판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나설 경우 극우 세력과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월 계엄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히며 발언 수위를 조절하자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는 장 대표에게 ‘윤 어게인(윤 전 대통령 지지자)’과의 절연이 공식 입장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당권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전씨에게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적 절연’을 제시하며 달래기에 나선 상황이다. 전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이)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해 윤 어게인을 전략적으로 당장에는 좀 분리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김 최고위원의 말을 전했다.
장 대표가 이번에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외연 확장과는 멀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소장파와 친한동훈(친한)계를 중심으로 다시 장동혁 지도부 회의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13일 친한계 배현진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의결해 서울시당위원장직을 자동 박탈한 것을 두고도 “자해 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된 상태다. 절연 없이는 국민의힘이 쇄신책으로 추진 중인 당명 개정 취지도 퇴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친윤석열(친윤)계 반탄(탄핵 반대)파 일부에서도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형식적 사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공개적으로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법적 판단은 사법 절차에 맡기더라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과 분열에 대해서는 대국민 사과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장 대표가 이번 선고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지를 밝힌다 해도 외연 확장과 지지율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장 대표가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6개월 동안 강성 행보를 지속하면서 이미 때를 놓쳤다는 것이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유권자들이 그간 장 대표의 행보를 봐왔는데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