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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내리쬐는 볕은 따뜻했지만 바람은 여전히 찼다.

양씨는 "우리 공단에서 일하던 환경미화 노동자들도 모두 정규직이 됐다"며 "콜센터 상담사들만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전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도 2021년 상담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조와 합의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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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도 떡국 대신 소금뿐···6년째 멈춘 정규직 전환에 건보 상담사들은 단식 중

입력 2026.02.18 17:24

수정 2026.02.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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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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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업무 1091가지···고연차도 2년마다 재계약

2021년 합의했지만 ‘연차 미승계’ 등 조건 붙어

‘필수인력’ 외국인·재외국민 노동자 제외되기도

“국가가 사용자라면 비정상적 고용 형태 없애야”

김금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이 18일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상담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김금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이 18일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상담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내리쬐는 볕은 따뜻했지만 바람은 여전히 찼다. 연휴 내내 이곳을 떠나지 못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고객센터 상담 노동자 김금영씨(36)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집 가고 싶어요. 집에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하.” 김씨는 지난 11일부터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양명주씨(56), 정모씨(58)와 함께 8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김씨는 단식 농성을 남편에게만 알렸다고 했다. “전에 단식했을 때 쓰러진 적이 있어 명절에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다른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다”며 “농성 중이라 찾아뵙지 못한다고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설날이었던 지난 17일에도 그는 소금 몇 알과 효소를 탄 물로 하루를 버텼다.

건보공단 상담 업무는 1091가지에 달한다. 신입 상담사가 익혀야 할 매뉴얼만 5권, 2281쪽 분량이다. 매년 바뀌는 건강보험 규정과 정책을 공부하고 시험도 치른다. 양씨가 펼쳐 보인 책에는 자주 문의가 들어오는 항목마다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그러나 상담 노동자들은 모두 비정규직이다. 18~19년을 근무한 숙련 노동자도 2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처지는 신입과 똑같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상시·지속 업무 종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등의 상담노동자들은 모두 직접 고용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건보공단 상담사들은 아직이다. 양씨는 “우리 공단에서 일하던 환경미화 노동자들도 모두 정규직이 됐다”며 “콜센터 상담사들만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전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도 2021년 상담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조와 합의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후 건보공단은 ‘수습 기간 적용’, ‘연차 미승계’, ‘개인별 차등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수습 평가 기준에는 “용모는 단정하며 바른 예절과 교양으로 타인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가”, “평소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등 자기관리 능력은 있는가”, “자신만의 뚜렷한 도덕적 신념의 잣대를 가지고 그것을 지키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가” 등의 항목이 포함됐다.

공단은 또 외국인과 재외국민 노동자는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도 했다. “외국인이 정규직이 되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를 댔다. 이들은 영어, 태국어, 베트남어, 우즈베크어 등으로 상담을 맡아온 ‘필수인력’이다. 양씨는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고객들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라고 설명했다.

공단은 지난달 26일 상담 업무를 맡을 하도급 업체 재입찰 공고도 냈다. 양씨는 “공단이 국가보다 더 위에 있는 ‘초초초갑’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 노동자 양명주씨(56)가 18일 청와대 사랑채 인근 단식 농성장에서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있는 상담 지침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백민정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 노동자 양명주씨(56)가 18일 청와대 사랑채 인근 단식 농성장에서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있는 상담 지침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백민정 기자

정씨는 “비정규직은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누구나 될 수 있다”며 “사실상 국가가 사용자라면 이런 비정상적인 고용 형태부터 없애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씨도 “다른 회사를 가도 구조는 똑같다. 또 부당한 일이 생기면 나는 다시 싸우고 있을 것”이라며 “노동의 가치를 말하는 정부라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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