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검팀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을 구형한 다음날인 지난 1월1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 선고가 19일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3일 밤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3일 만이다. 먼저 판결을 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사건처럼 이번 재판부도 ‘12·3 계엄은 내란’이라고 판단하면,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
한덕수·이상민 재판서 나온 “윤석열 계엄은 내란” 판단, 지귀연 결론도 같을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오후 3시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연다. 선고는 방송사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윤 전 대통령도 이날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최대 쟁점은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다. 형법상 내란죄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 성립한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가진 권한을 행사했을 뿐이라며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선포한 계엄은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이 아니라 “평화적 메시지 계엄”이라며 “‘비상계엄이 곧 내란’이라는 특검팀 주장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2024년 12월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군인들이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그러나 먼저 판결을 선고한 국무위원들 사건에선 이미 “윤석열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내란에 해당한다”는 사법 판단이 내려졌다.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 병력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를 점거한 것은 형법상 내란 행위”라며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에 의한 것으로, 그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도 지난 12일 “윤석열·김용현 등의 내란집단이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에 대한 출입을 전면 제한하고 병력을 국회에 투입해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 협박을 행사한 이상 전체 내란행위의 구성요건은 완전히 충족된다”고 했다.
이들 사건보다 장기간 변론을 진행하며 여러 쟁점을 살핀 윤 전 대통령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 재판에서는 국회 봉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정치인 등 체포조 운영 여부를 중심으로 심리가 진행됐다. 이번 판결에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이유 중 하나였던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내란 수사권 논란과 다른 사건에서 실체 판단이 나온 적이 없었던 ‘여야 정치인 체포조 의혹’에 관한 재판부 판단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30년 전 같은 혐의, 같은 법정에서 사형 선고된 전두환…윤석열 사형 선고 가능성은?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 1월13일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해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공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뿐이다.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당시 사형을 선고한 1심 법원은 전씨가 민간인을 향한 발포를 승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점, 피해자와 유족에게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준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비교적 빠르게 계엄이 해제됐고, 인명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에겐 무기징역이 선고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형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춰 누구라도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다만 앞서 나온 판결을 보면 내란 행위의 결과는 양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총리 사건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이 사상자 없이 빠르게 종료된 게 국민들의 저항 덕분이라며 “내란 가담자의 형을 정함에 있어 피해 발생이 경미하였다거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는 사정을 깊이 고려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 등을 고려하면 과거 전씨의 범죄보다 12·3 내란 가담자들의 죄가 더 무겁다는 판단도 내놨다.
이 전 장관 사건을 맡은 재판부도 “윤석열·김용현 등 내란 집단의 일련의 폭동행위는 기수에 이르렀다”며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한 내란 행위에 대해서는 그 목적의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사전에 모의해 ‘내란 2인자’로 불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국회 봉쇄 등을 지시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군·경 지휘부 7명에 대한 1심 판결도 함께 나온다. 앞서 특검팀은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무기징역을, 조 전 청장에 대해서는 징역 2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