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일 도쿄 국회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일 ‘자위대 명기’를 포함한 헌법 개정과 관련해 “국회 헌법 심사위원회에서 당파를 초월한 건설적 논의가 가속되고 국민 사이에서도 논의가 깊어져 발의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특별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연설 서두에서 “강력한 경제 정책과 강력한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때 공약으로 제시한 ‘책임있는 적극재정’, 방위력 강화, 정부 기관의 정보 수집·분석 기능 강화, 식료품 소비세 2년간 한시 감면 등을 언급하며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라는 사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방위 정책의 근간인 3대 안보 문서를 올해 중 개정하고 방위장비 이전에 대한 검토를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정보 기능 강화 일환으로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국가정보회의’를 내각에 설치하고 내각 정보조사실을 ‘국가정보국’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으로부터의 부당한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설계를 추진하겠다”며 ‘스파이방지법’ 제정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고물가 상황에 대응해 일본 경제가 성장할 전략으로 “물가 상승에 지지 않는 임금 상승을 실현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지출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예산 편성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식료품 소비세 감면 공약과 관련해서는 초당파적 ‘국민회의’에서 검토를 가속화해 “야당의 협력을 얻을 수 있다면 여름 전까지 중간 취합을 진행하고, 세제 개정 관련 법안의 조기 제출을 목표로 한다”고 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외교·안보 의제로는 중국, 북한 등을 지목해 국제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책임 있는 일본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제창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으로는 미일 동맹을 꼽으면서 “가능하다면 내달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안보·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나라현에서 진행한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현 전략 환경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기초로 솔직한 의견교환을 통해 한층 더 관계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자신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래 갈등이 깊어진 중국에 대해서는 “전략적 상호이익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하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일관된 방침”이라며 “중요한 이웃 나라이고 다양한 현안과 과제가 존재하는 만큼 의사소통을 지속하면서 냉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에너지 분야에서는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의 재가동을 관민이 함께 가속화하는 한편, 해저 희토류 자원 활용을 위한 노력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은 국정 전반에 걸친 기본 입장을 밝히는 연설로 통상 매년 1월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이뤄진다. 다만 올해는 중의원 해산에 따른 이달 총선 실시로 특별국회에서 진행하게 됐다. 다카이치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