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 영국의 핵시설 해체 현장을 누비고 있다. 셀라필드 제공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보틱스 스타트업에 수백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 기업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미래 모틸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적극적으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필드AI’(FieldAI)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필드AI는 카메라, 라이다 등 각종 센서 기반의 로봇 제어용 AI 소프트웨어인 ‘필드 파운데이션 모델’(FFM)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로봇의 자율 이동과 작업 수행을 지원하는 피지컬 AI 기술에 강점이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베이조스익스페디션, 인텔캐피털, 엔벤처스 등으로부터 4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필드AI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필드AI는 자체 개발한 FFM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폿’에 탑재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글로벌 건설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FFM을 통해 로봇이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전 지도나 경로 없이 위험 요인을 실시간으로 인식·판단하고 자율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비롯해 ‘스폿’,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등 다양한 로봇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인 현대차그룹은 최근 들어 글로벌 AI 선도 기업들과 협력 체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올해에는 구글 딥마인드와 미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제작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미국 조지아주 공장 HMGMA에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으로 작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현지시간) 퇴임을 앞둔 보스턴다이내믹스 사령탑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의 후임 선정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 짓는 한편, 휴머노이드 상용화 속도를 앞당기고 첨단 로봇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대대적인 인재 수혈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