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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의 위대한 질주

입력 2026.02.22 18:15

수정 2026.02.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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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왼쪽)이 금메달을 획득한 김길리를 축하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왼쪽)이 금메달을 획득한 김길리를 축하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은 ‘빙판 위의 포뮬러원(F1)’이라 불릴 만큼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 111.12m의 짧은 트랙에서 레인 구분 없이 경기하기 때문에 몸싸움이 끊임없이 벌어진다.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선두와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내려는 후발 주자들 간의 각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쇼트트랙 중에서도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론 계주가 최고다. 자칫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대로 나락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선 또 하나의 스토리가 탄생했다. 18일(현지시간) 최민정·김길리·노도희·심석희·이소연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대표팀의 경기는 순탄치 않았다. 고비는 15바퀴 반을 남긴 시점에 왔다. 네덜란드 선수가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최민정도 엉켜 넘어질 뻔했지만, 버텨냈다. 결국 마지막 주자인 김길리가 1위로 골인하는 모습에 주먹을 불끈 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최민정이 충돌을 피하는 장면은 몇 번이고 되풀이해 보고 싶다. 넘어졌다면, 한국의 역전 드라마는 물 건너갔을 것이다.

최민정은 20일 여자 1500m에서도 한국팀 금·은 동반 메달의 발판이 됐다.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끌던 그는 김길리가 막판 속도를 내며 선두에 나서자 뒤따르는 타국 선수들을 견제하며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주종목에서 누구보다 금메달을 따고 싶었겠지만 국내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불상사를 걱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은메달은 더 빛났다. 그는 김길리를 안아주며 축하했고, 함께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았다. 훈훈한 장면이다.

‘금금금금은은은’. 단일 종목 첫 3연패는 놓쳤지만, 최민정은 한국 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7개) 대기록을 세운 선수가 됐다. 그는 경기 직후 “마지막 올림픽, 만감이 교차한다”며 올림픽에서 은퇴할 뜻을 밝혔다. 그는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충분하다”며 울고, 또 울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나오는 눈물이었으리라. 올림픽 소셜미디어에 소개된 최민정 엄마의 편지는 이렇게 끝난다.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다.”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기도 했을 텐데, 그걸 이겨내고 감동의 드라마를 쓴 최민정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의 ‘새로운 질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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