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도의원 공동발의 ‘민생지원금 조례’…선거 전 지급 가능성
5월까지 ‘경남도민연금’ 2만명 추가 모집…“태세 전환” 비판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도의회와 도 및 시군이 대규모 현금성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도의회는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를 만들었고, 경남도는 수요 증가를 명분으로 ‘도민연금’ 가입 대상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 정부의 민생지원금을 “포퓰리즘”이라고 했던 국민의힘 소속 지역 정치인들이 현금성 지원 사업을 주도하자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3일 경남도에 따르면 ‘경상남도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는 경남도 조례 심의회를 거쳐 오는 26일쯤 공포될 예정이다. 조례는 경남도의회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54명이 공동발의해 제정됐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5일 제42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안’을 재석 의원(36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 조례는 도지사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시적·일회성으로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민생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조례 부칙에 담았던 ‘2026년 12월31일까지 효력을 가진다’는 조례 유효기간은 삭제했다. 조례는 공포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도가 추경을 편성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하면 6월 지방선거 전 지급이 가능하다.
2025년 12월 기준 경남도 주민등록인구(외국인 포함)는 322만500여명이다. 도의회 예산정책담당관은 도가 100% 비용 부담을 전제로 1인당 민생지원금 10만원을 올해 한 차례 지급하면 32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했다.
경남도도 지방선거 전에 ‘경남도민연금’ 가입자 2만명을 추가로 모집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경남도민연금은 은퇴 후 공적연금(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공백기와 노후 준비를 도 및 시군이 지원하는 전국 최초 시책이다.
지난 1월 1만명을 모집한 데 이어 4~5월 신청을 더 받아 총 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남도는 내년에도 기존 1만명에 1만명을 추가해 총 2만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매년 1만명씩 10년간 10만명을 모집하겠다던 도의 장기 로드맵을 총 13만명 가입으로 전면 수정한 것이다. 경남도는 “지난 1월19일 모집 시작 후 사흘 만에 목표 인원(1만명)의 10배가 넘는 10만4000명이 몰려 조기 마감됐다”며 추가 접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모집 시기를 6월 지방선거 직전에 집중시킨 점은 유권자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가입 인원 증가로 예산 규모도 늘어난다. 당초 1만명 기준 필요 예산은 24억원이었으나, 올해 3만명으로 확대함에 따라 총 72억원(도비·시군비 50%씩)의 재원을 즉각 투입해야 한다.
경남도는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국비 확보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민생지원금의 사업 시기 등에 대해 확정된 건 없다”며 “도민연금은 도민의 요구로 대상을 확대하는 만큼 다른 예산을 줄여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현금성 살포’라며 반대한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이 조례를 만들자 ‘선거용’이란 지적이 나온다.
진보당 관계자는 “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은 얼마든지 펼칠 수 있지만, 정부의 민생회복 지원을 반대했던 국민의힘이 민감한 시기에 현금성 지원 사업을 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경남도의원은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현금성 지원 사업이 계속될지도 불투명한데, 선거 전에 돈을 푸는 정책은 정치적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