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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한국노동연구원이 24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건설업의 노동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사망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건설업은 여전히 전체 산재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한다.

조성재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또는 기존 법 개정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책임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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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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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시공해야 산재 줄어든다”

입력 2026.02.24 17:00

수정 2026.02.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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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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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연구원, 건설업 안전 정책 과제 토론회

“저가 낙찰·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이 핵심”

서울의 한 주택 재개발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조태형 기자

서울의 한 주택 재개발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조태형 기자

“수십 년간 수많은 건설 안전 정책이 시행됐지만 왜 산업재해는 끊이지 않는지 묻고자 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4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건설업의 노동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사망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건설업은 여전히 전체 산재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한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4422명에 이른다.

정부가 중대재해 처벌 강화, 위험성평가 의무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등 제도를 확대했음에도 현장의 체감 변화는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저가 낙찰과 다단계 하도급이 결합한 산업 구조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 기능을 대거 외주화하면서 고용 구조가 파편화됐고, 책임 주체는 불명확해졌다. 하도급 단계가 내려갈수록 공사비는 삭감되고 공기는 단축되며, 안전관리비가 우선적인 절감 대상이 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의사결정 권한은 발주처와 원청에 집중된 반면 사고 책임은 하부로 전가되는 관행도 반복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의존 심화와 고령화에 따른 숙련 전승 단절 역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과도한 외주화는 현장의 안전투자 축소와 관리 부실로 이어졌다. 조성재 선임연구위원은 “자체 장비와 숙련 인력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업체도 외주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가 고착됐고, 여기에 가격 중심 입찰 제도가 결합하면서 공사비와 공기가 과도하게 압박받았다”라고 밝혔다.

노조가 안전보다는 고용과 임금을 우선하면서 안전이 핵심 의제로 자리 잡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그 결과 위험성평가와 안전교육이 형식화되고, 재해가 소규모 현장에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됐다는 평가다.

서울의 한 주택 재개발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조태형 기자

서울의 한 주택 재개발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조태형 기자

전문가들은 건설안전은 현장의 ‘의식 개선’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부문부터 발주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적정 공사비와 공기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조성재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또는 기존 법 개정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책임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가 낙찰제는 기술력과 무관하게 공사비를 삭감할 수 있어 불법 재하도급과 안전비용 축소를 부추긴다. 대안으로는 ‘임금 하한선’을 두는 적정임금제가 제시됐다. 노무비 가운데 임금을 법·제도로 보장하면 가격 경쟁을 통한 임금 깎기가 차단되고, 업체는 기술력과 생산성으로 경쟁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공공 발주 현장에서 이를 적용한 사례에서는 낙찰률이 90% 이상으로 상승하고, 내국인 숙련 인력 고용이 확대되며 산재와 임금체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임금제가 임금 보호를 넘어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억제하고 ‘제값 시공’ 구조를 정착시키는 수단이라는 평가다.

노동자 참여 확대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플랜트 건설업에서는 지역 단위 초기업 교섭을 통해 작업 중지권, 폭염 대책, 안전감시원 배치 등 법을 상회하는 안전 기준을 확산해 왔다. 반면 일반건설업은 단체협약에서 오히려 안전 조항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박성국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역 단위 초기업 교섭이 개별 현장의 열악한 안전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올해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원하청 교섭에서 안전 조항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건설업 사망사고의 70% 이상이 발생하는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불시 점검을 강화하고, 안전관리 역량이 없는 한계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실 업체가 저가 수주로 시장을 잠식할수록 기술력 있는 업체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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