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이 결정된 백해룡 경정이 지난해 10월1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인천 세관 마약밀수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합수단은 “실체 없는 의혹이었다”며 관계자들을 불송치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이 연루된 의혹 일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하고, 수사과정에서 확인한 ‘백 경정의 허위 수사자료 작성 등’에 대해선 경찰에 징계를 요청했다.
합수단은 26일 “백 경정이 제기한 각종 의혹들의 실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모든 수사절차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지난해 12월9일 합수단 중간 수사결과 발표 약 두달여 만이다.
2023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던 백 경정은 말레이시아인 피의자들의 필로폰 밀수를 적발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그는 수사브리핑 축소·검찰의 영장 반려 등이 이어지자 “은폐하려는 윗선의 압력이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고, 이례적으로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난해 6월 검찰에 경찰·국세청 등 합수단 설치를 지시했다.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지난해 6월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인천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 관련 합동수사팀 출범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두 달 뒤 동부지검으로 이동된 합수단에 지난해 10월 백 경정이 파견돼 ‘백해룡팀’이 꾸려졌다. 백해룡팀과 별도로 수사를 이어온 합수단은 지난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세관의 밀수 연루, 경찰·관세청 등의 수사외압 등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실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백 경정은 강력 반발하며 수사자료를 공개하고 동부지검과 충돌했다.
합수단은 이날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의혹 등 나머지 의혹도 실체가 없어 관계자들을 불송치·불입건했다. 또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원석 전 검찰총장 등도 불송치(혐의없음) 처분했다. 백 경정은 이들이 서울남부지검 마약 전담부서를 변경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12월 이들을 입건해 수사하던 백해룡팀은 지난 1월 파견 종료로 경찰에 복귀했고, 새로 파견된 경찰팀은 이들의 혐의를 소명할 증거가 없다고 보고 이같이 처분했다.
다만 합수단은 일부 사건은 종결하지 않고 공수처로 넘겼다. 백 경정은 지난해 12월 밀수범 검거 이후 일선 부장검사·주임검사가 공범을 수사하지 않고 직무를 유기했다며 이들을 입건했다. 합수단은 수사기관이 검사의 혐의를 발견하면 사건을 이첩하도록 한 공수처법에 따라 이들 사건은 공수처로 넘겼다고 설명했다.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이 26일 발표한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 사건 종합 수사결과. 서울동부지검 제공
이날 사건 종결은 합수단 설치 지시 약 9개월, 백 경정 파견 약 4개월 만이다. 백 경정 파견 이후 동부지검은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백 경정과 충돌하며 잡음이 계속됐다.
수사는 종결됐지만 백 경정이 징계될 가능성도 남았다. 합수단은 수사과정에서 “(백 경정이)불리한 수사자료를 기록에 미편철하고, 허위내용의 수사서류를 작성해 편철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청에 징계 등 혐의사실 통보”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합수단은 그가 공보규칙을 위반해 수사자료를 공개하고, 파견 해제 때는 자료를 무단 반출했다며 백 경정의 징계를 경찰에 요청했다.
합수단은 “(백 경정이 제기한 의혹들은)객관적으로 뒷받침되는 근거 자료가 없는 추측성 주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수사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 종사자(백 경정)가 확증 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급기야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사안”이라며 백 경정을 비판했다.
서울동부지검에 파견돼 3개월간 ‘세관 마약수사 은폐 의혹’을 수사한 백해룡 경정이 파견 종료 소회를 밝히기 위해 지난달 14일 서울동부지검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