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순익, 코로나19 이전보다 300만원 넘게 감소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의 한 식당가에서 한 자영업자가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최소 500에서 1000(만원) 정도 생각했는데 (현실은) 300에서 350 나오고요. 나머지는 알바로 보충하고 있어요.” (의료기기 판매업)
“카드론으로 5000만원까지 빌려봤어요. 그런데 매달 갚았다가 또 다시 대출받아야 되니까, 상환이 안 되더라고요.”(고깃집 운영)
“폐업 비용이 빚 포함해서 1억9000만원이에요. 그냥 버티는 거죠.” (실내 골프연습장 운영)
국내 자영업자들이 손에 쥐는 순이익이 코로나19 이전 시기보다 연평균 400만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의 전직·폐업 등 구조적 연착륙을 돕는 방향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전국 자영업자 3088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과 온라인 조사,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진행해 26일 발간한 ‘2025 자영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22년~2024년 기준 자영업자들의 평균 연매출은 1억7240만원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연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시기(2018년~2019년)의 1억7144만원에서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2021년 1억4050만원으로 급감했다가 그나마 다소 회복했다.
그러나 매출에서 비용을 뺀 순수익 사정은 후퇴했다. 영업비용은 코로나19 이전 시기의 1억1992만원에서 코로나19 이후 1억2460만원으로 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순수익은 5152만원에서 4780만원으로 372만원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직접 몸을 갈아 넣어 인건비를 아끼고 있지만, 실질 소득은 최저 생계비 수준이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부채 문제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들의 부채 수준을 ‘100’ 이라고 봤을 때, 코로나19 이전에는 이 수치가 70.5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당시 98.0까지 급증했던 이 수치는 2022년~2024년 88.1로 잠시 경감됐으나, 고금리 및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빚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에 들어선 것이다.
전체 자영업자의 44.7%가 부채를 보유 중이며, 평균 부채액은 5920만원에 달한다. 부채 보유자의 약 20%는 매월 50만원 이상의 이자를, 5.6%는 월 100만원 이상의 고액 이자를 내는 걸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은 제1금융권(은행)이 65.9%로 주를 이뤘다. 지인·가족 등에게 조달하는 비율도 18.0%에 달했으며 제2금융권은 4.7%를 차지했다. 1금융권 대출 한도 초과 이후 2금융권,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로 이동한 사례도 다수 조사됐다. 제2금융권 대출의 연체 경험 비율은 10.0%로, 전체 평균(2.6%)의 4배에 달했다.
대출금 일시 상환 조건과 막대한 원상복구·철거 비용 때문에 폐업도 쉽지 않다. 한 요식업자는 “식자재 비용, 직원들 밀린 월급과 퇴직금, 대출금까지 몇천만원을 한 번에 토해내야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조사 대상자들은 임금 근로자 출신이 63.5%로 가장 많았다. 70대 이상 고령층은 무직 상태에서 자영업에 진입한 비율이 30.1%에 달했다. 보고서는 “자영업 진입 자체가 자발적 선택보다 노동시장 이탈의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원자재·재료비 부담(68.7%), 동종업계 간 경쟁 심화(66.2%), 신규 고객 확보(65.9%), 임대료 부담(60.5%)이 핵심 애로사항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자영업 정책이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구조적 연착륙을 돕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전직·재취업과 자영업을 연결한 전환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그러면서 “매출 회복이 수익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 지원보다는 상환부담 완화와 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적자 상태에서도 폐업하지 못하는 강제적 ‘버티기’를 해소하기 위해 안전한 퇴로를 마련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