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측 변호사 “석면 피해 보상 소송 맞먹는 규모”
자난 2025년 4월2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 연방대법원이 위법이라고 판결한 관세를 환급받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지금까지 최소 1800곳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분석 결과 이같이 파악됐으며, 소송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창고형 할인 유통업체 코스트코 홀세일, 타이어 기업 굿이어, 도서 체인 반스앤노블 등 대형 유통·제조업체가 예전부터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판결 이후에는 글로벌 택배 기업 페덱스 등도 환급 소송에 가세했다.
환급 소송을 제기한 기업을 대리하는 변호사 매슈 셀리그먼은 이번 소송을 두고 “과거 수십 년간 이어졌던 수 천 건의 석면 피해 보상 소송에 맞먹는 규모의 법적 분쟁이 될 것”이라며 “차이점이 있다면 관세 소송은 정확히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의 판결로 효력을 잃은 관세 적용을 받은 수입업자는 지난해 12월10일 기준 최소 30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에는 해외직구를 한 개인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펜실베이니아대 ‘펜-와튼 예산 모델’(PWBW)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의 관세 환급 요구액이 1750억달러(약 2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번 환급 소송은 뉴욕시에 있는 미 국제무역법원(CIT)이 담당한다. CIT는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관련 소송 진행을 중단했다. WSJ은 CIT가 해당 사안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이처럼 많은 잠재적 소송 당사자가 연루되거나 막대한 금액이 달린 사건은 전례가 없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대법원 판결 이후 관세 환급 방식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 상고심에 앞서 열린 하급심 재판에서 정부 측 변호인단은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확정되면 “이자를 포함해 환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장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이 환급 여부에 대해선 논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5년 동안 법정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2일 폭스뉴스에서 “대법원은 환급 문제를 다루지 않고 하급심에 판단을 맡겼다”며 “우리는 법원 결정을 따를 것이지만 결정이 나오기까지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관세 환급 절차가 짧으면 1~2년 내 마무리될 수 있지만,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일부 대형 로펌은 관세 환급 전담팀을 꾸려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