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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쿠팡 수사외압’ 엄희준·김동희 기소···엄 “더럽고 역겹다” 반발

입력 2026.02.27 13:53

수정 2026.02.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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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 중이던 문지석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상설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 중이던 문지석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상설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27일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라고 압박한 혐의로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이날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엄 전 지청장에게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은 지난해 초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던 문지석 당시 부천지청 부장검사와 신모 주임검사에게 쿠팡 측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CFS는 2023년 5월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지급 기준을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고, 해당 기간 4주 평균 15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로 변경했다. 기존 취업규칙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퇴직금을 지급하고, 계속근로기간 산정시 4주 평균 주당 15시간 미만인 기간은 제외’하도록 돼 있었다. 근무기간 중 4주 평균 주당 15시간 미만인 기간이 끼어 있으면 퇴직금을 그때부터 다시 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가 대폭 줄었다.

노동자 신고를 받고 수사한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은 지난해 1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노동청 수사에서 CFS가 2023년 3월 ‘일용직 사원들에게 연차, 퇴직금, 근로기간 단절의 개념을 별도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며, 이의제기시 개별 대응함’이라고 적은 내부 문건을 작성하는 등 노동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 사실을 감추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4월 CFS 일용직은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며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해 6월 검찰이 이 사건을 축소 수사한 의혹이 경향신문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이후 문 전 부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수사 외압 의혹을 공개 증언했다. 그는 수사 당시 변경된 취업규칙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해 노동자 과반 동의를 얻어야 했는데도 쿠팡 측이 절차를 지키지 않아 무효라며 “쿠팡 측 내부자료를 추가로 확보해 법 위반의 ‘고의’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나,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이 이를 부당하게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특검 압수수색을 통해 CFS가 취업규칙 변경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을 40여억원으로 추산한 문건이 실제로 확인됐다. 문 전 부장은 노동청의 압수수색 집행 결과를 포함한 중요 정보가 누락된 채 대검찰청 보고가 이뤄졌다고도 주장했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4월 부천지청이 대검에 쿠팡 불기소 방침을 보고한 ‘쿠팡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 처리예정 보고’ 문건 작성자가 문건에 기재된 주임검사가 아닌 김 전 차장인 사실을 확인했다. 김 전 차장이 불기소 방침을 담은 보고서를 대신 작성해 문 전 부장과 주임검사의 정당한 수사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게 특검 시각이다.

엄 전 지청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등에 출석해 ‘주임검사에게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검은 이 같은 발언이 허위 증언이라고 보고 엄 전 지청장에게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김 전 차장이 친분이 있던 쿠팡 측 전관 변호사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경찰로 넘길 방침이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은 특검 기소 직후 강하게 반발했다. 엄 전 지청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상설특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지석의 욕구를 대리 배설해주는 아주 더럽고 역겨운 기소”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제가 쿠팡과 유착되지 않고 법리 판단한 게 어떻게 죄가 되느냐”며 “앞으로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법정뿐 아니라 법정 밖에서도 이 어처구니없는 조작 기소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특검은 증거와 법리를 무시하고 ‘답정 기소’를 했다”며 “직권남용에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밝히지 못한 채 자신들과 다른 (불기소) 결정을 내렸으니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은 지난 3일 검찰 판단을 뒤집고 CFS 엄성환 전 대표와 정종철 현 대표를 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안권섭 특검 수사기간은 다음달 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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