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8월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옥과 구글맵 어플리케이션을 2회 다중노출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구글이 요구한 1: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등 관계 부처·기관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27일 회의를 열고 지난해 2월 구글이 신청한 1:5000 지도 반출 건을 심의하고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지난해 11월 구글에 국가 안보와 관련한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서버 운영과 사후관리 등 기술적 보완을 요청했다. 구글이 지난 5일 보완 신청서를 제출했고, 협의체는 이를 검토해 조건부 허가를 결정한 것이다.
허가 조건에는 위성·항공사진에 대한 보안처리와 군사·보안시설 가림 조치가 포함됐다. 구글 어스의 과거 시계열 영상과 스트리트 뷰에도 동일한 조치를 적용해야 한다. 국내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도 제거하거나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
지도 데이터는 구글의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원본을 가공한 뒤 정부의 검토·확인을 거친 경우에만 반출할 수 있다. 반출 범위는 기본 바탕지도와 도로 등 교통 네트워크에 한정된다. 이는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로, 등고선 등 안보상 민감한 정보는 제외된다.
군사·보안시설의 추가·변경이 발생할 경우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서버에서 지도를 신속히 수정하는 절차도 마련된다.
지도 국외 반출 전에는 정부와 협의해 ‘보안사고 예방·대응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고, 국가안보 관련 임박한 위해나 구체적 위협이 있을 경우 긴급 대응을 위한 기술적 조치 방안(레드 버튼)도 구현해야 한다. 또한 구글 한국 지도 전담관을 국내에 상주시켜 정부와 상시 소통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조건의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실제 데이터를 반출하고, 조건을 지속적으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허가를 중단하거나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이번 결정이 기존에 제기된 군사·보안시설 노출과 좌표 표시 문제 등 안보 취약 요인을 완화하고, 국내 서버를 통한 정보 처리와 보안 검토·확인 체계를 갖춰 정부가 사후관리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협의체는 이번 반출 결정에 따른 외국인 관광 증진과 지도 서비스 기반의 경제·기술적 파급효과, 국내 공간정보산업에 대한 영향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협의체는 정부에 세계 최고 수준의 3차원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 공간 인공지능 기술개발 지원, 공간정보산업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공공수요 창출 등 ‘공간정보산업 육성 및 지원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구글에는 국내 산업 발전과 균형성장에 기여할 상생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구글은 조건부 허가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정보 부문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뛰어난 기술 리더십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에서 구글 지도의 역량을 선보일 기회를 갖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은 중요한 진전이며 구글은 구체적인 서비스 구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