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제107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작년 무인기 침투 사건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사안”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제도적 방지 장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북측도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 새로운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대북 무인기 침투 건에 대한 이 대통령 발언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 사과 연장선에 있지만, 대통령의 공식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무게는 한결 크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 표시로 볼 수 있다. 민간인과 일부 군인, 국정원 직원이 관여한 걸로 보이는 지난해 대북 무인기 침투는 남북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백해무익하고 위험천만한 불장난이었다. 사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건 정부가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얼마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다”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거듭 천명하며 빗장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평화는 국민 안전은 물론 민생 회복과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유동성이 커지는 데 따라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남북 대화를 제안한 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설사 북한이 주장하듯 남북관계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니라 ‘두 국가’가 된다고 해도 그 관계가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 다른 많은 인접 국가들처럼 군사적 충돌 위험성 없는 ‘평화적 두 국가’도 가능하고, 그것이 북한 이익에도 부합할 것이다. 이 대통령 제안을 북측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찍이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을 통해 한·중·일 3개국 간의 협력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임을 역설한 바 있다”며 한·중·일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잇따르고, 미·중 갈등, 중·일 갈등으로 동북아의 역내 불안정도 커지고 있다. 남북은 물론 중국과 일본도 동북아 역내 평화라는 대승적 견지에서 상호관계를 재구축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동북아 평화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