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면접 후 “내주 월요일부터 출근” 통보
재판부 “둘 사이에 근로계약 성립했다고 봐야”
서울행정법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채용 합격 소식을 전한 지 4분 만에 합당한 설명없이 합격자에게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는 최근 핀테크 스타트업인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채용 취소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사는 2024년 글로벌 핀테크서비스 전략 및 사업개발 담당자를 모집했다. B씨가 지원해 같은 해 5월29일과 6월3일 두 차례 면접을 봤다. A사는 2차 면접 다음 날인 6월4일 오전 11시56분 B씨에게 문자메시지로 “합격을 통보합니다. 내주 월요일 6월10일부터 출근하시면 됩니다”고 알렸다. 하지만 불과 4분 만인 낮 12시 B씨에게 “채용을 취소하겠습니다”는 문자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B씨는 채용취소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가 이를 받아들이자 A사는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는데 기각됐다. A사는 다시 서울행정법원에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으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B씨와는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A사가 자회사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인력을 중복으로 고용한 점에 비춰볼 때 전체 근로자 수는 최소 16명이라고 판단했다. 채용 절차를 거쳐 B씨에게 합격 통지를 한 것은 양측에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했다고 봐야 한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A사의 구인공고는 근로계약에 관한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고, B씨가 한 입사지원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한다”며 “A사가 B씨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B씨에게 한 합격 또는 채용내정 통보는 B씨의 청약에 대한 ‘승낙’에 해당하므로, 둘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채용을 취소하려면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 요건을 갖춰야 하므로, A사 측의 일방적인 채용 취소는 “법 위반에 해당하는 부당해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