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발언’ 포착, 징계로 이어져
한 마디도 고화질 카메라·SNS로 확산
IFAB, ‘말 걸 때 입 가리면 제재’ 착수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오른쪽)가 지난달 18일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 1차전 홈경기 도중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상대 팀 비니시우스(왼쪽)에게 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축구 규칙 제·개정 권한을 가진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최근 웨일스 헨솔에서 열린 제140차 총회에서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말을 걸 때 입을 가리면 제재할 수 있는 새 규정 도입 절차에 착수했다.
다음 달 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에 시행한다는 방침으로, 경고(옐로카드)를 주요 제재 수단으로 검토 중이다.
이번 규정 논의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달 18일 벤피카(포르투갈) 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의혹 사건이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비니시우스는 이 경기에서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프레스티아니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말을 해 UEFA 조사에도 발언 내용 확인이 어려웠다는 점이다. UEFA는 프레스티아니에게 1경기 출장 정지를 내리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 중 습관처럼 입을 가리게 된 배경에는 독순술이 실제 징계에 영향을 미친 사건들이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프랑스와 이탈리아 간 결승에서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상대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박치기했을 당시 발언이 독순술로 공개됐다. 201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존 테리가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안톤 퍼디난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독순술로 제기된 바 있다. 테리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4경기 출장 정지와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직 박탈 징계를 받았다. 고화질 카메라와 SNS 확산으로 선수들의 말 한마디가 순식간에 퍼지는 환경이 되면서 자기 보호 차원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새 규정의 취지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혼전 상황에서 팀 동료 간 대화와 상대 선수를 향한 발언을 구분해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