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이른바 ‘사법 3법’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3일부터 ‘사법파괴 악법 철폐’를 위한 대국민 호소 도보행진에 나서겠다고 했다. 중동전이 불붙고 대미 관세협상·행정통합 현안도 산적한 시점에 느닷없이 국회를 떠나 거리로 나가겠다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이재명 정권은 본인들이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온 국민을 사법파괴 희생양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사법 3법 입법이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고 주장할 거면 국회에서 치열한 토론과 대안 제시로 공론화하고 여론을 일으켜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이 공당의 도리다. 뒤늦게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추진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도 중단한 뒤 국회를 버리고 거리행진을 하겠다는 건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장외투쟁 예고가 요근래 또 불거진 부정선거 음모론과 궤를 같이하는 점도 우려스럽다. 장 대표는 지난달 27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의 ‘부정선거 끝장토론’ 직후 “선거 시스템 재설계는 늦출 수 없는 어젠다”라며 당 차원의 ‘지방선거 감시 TF’ 구성을 지시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이미 허위로 판명난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시 끌어들이고 동조하며 장외투쟁 동력으로 삼으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주권자의 신성한 투표 행위를 조작으로 매도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는다. 공개토론에서도 허황된 말만 반복하고 객관적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 폐해가 자명한 음모론에 편승하고 근거 없는 선동으로 불신을 조장하는 세력에 장동혁호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발 묶이고 끌려다닐 건가.
2월 임시국회가 3일이면 종료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갈팡질팡 필리버스터 행보로 우리 기업의 사활이 걸린 대미투자특별법은 특위조차 열리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분권·균형발전의 분기점이 될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10%대라는 처참한 지지율은 민심의 마지막 경고임을 국민의힘은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비호자나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과 단호히 절연하는 것이 우선이다. 명분 없는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복귀해 민생에 전념하는 것만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란 걸 국민의힘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