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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정권 만들기

입력 2026.03.02 18:41

수정 2026.03.0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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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냉전 시기 미국이 사용한 외교정책 수단 중 하나는 정권교체였다. 민주주의 체제·질서 수호자를 자처하며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정권을 전복시키고 친미 정권을 수립하려는 것이었다. 그 뒤에는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이 있었다.

과테말라의 아르벤스 대통령이 1950년 취임해 대대적인 토지개혁 작업에 나섰다. 그러자 미국의 프루트 컴퍼니 사업이 타격을 받게 됐다. 이 회사는 바나나 자본을 바탕으로 주요 경작지를 장악하고 철도·항만 등에서도 큰 돈을 벌고 있었다. 미국은 군 장교인 아르마스를 내세워 반군 세력을 지원, 1954년 아르벤스를 쫓아냈다. 다음 타깃은 칠레였다. 1970년 집권한 ‘사회주의자’ 아옌데 대통령이 주요 산업 국유화를 추진하자, 칠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던 미국은 정권 붕괴 작업에 들어갔다. 1973년 CIA가 지원한 피노체트가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아옌데 정권을 전복시켰다. 냉전 시대 이후인 2003년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겠다며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고, 2011년 리비아의 카다피 체제를 무너뜨렸다.

미국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전격 공습해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폭사시켰다. 이란의 핵 개발이 ‘임박한 위협’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신정체제를 종식시켜 팔라비 왕조류의 친미 정권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3일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한 것도 세계 최대 원유 매장 국가를 친미 국가로 교체하겠다는 의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뿐 아니라 중동에서도 경제적·지정학적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권교체 시도가 그 나라의 안정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남미만 보더라도 과테말라는 긴 내전에 휩싸였고, 칠레는 철권통치로 정치적 혼란이 커졌다. 미국이 2001년 침공해 친미 정권을 세웠던 아프가니스탄은 20년 만에 탈레반에 다시 장악됐다. 정권 붕괴를 노린 미국의 군사력 동원은 국제법 위반 논란을 부른다. 게다가 이란 공격에 대해 미국의 다수 여론은 물론,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세력들도 비판적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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