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일 프로야구 한신과 평가전 3 대 3 무승부
140㎞대 직구·109㎞ 초저속 커브·주무기 체인지업 등 2이닝 무실점
선발 곽빈 156㎞ 강속구에도 ‘제구 불안’…류 감독 ‘순번 조정’ 시사
김도영 동점포 등 3타수 2안타·이정후 2안타 펑펑 “타선은 걱정 마”
국가대표 ‘원조 에이스’ 류현진(사진)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전 ‘2번째 투수’ 등판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대만전에 가장 믿을 만한 투수를 올리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지금 대표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는 16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39세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치른 WBC 공식 연습경기에 대표팀 5번째 투수로 6회말 등판했다.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 내용이 결과보다 더 돋보였다. 시속 140㎞대 초중반 직구와 109㎞ 초저속 커브, 그리고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다채롭게 활용했다. 이날 대표팀 선발 곽빈이 최고 156㎞ 강속구를 던지고도 2회 제구 난조로 고전했지만, 류현진은 그보다 많이 느린 공으로도 정교한 한신 타자들을 쉽게 요리했다.
류현진은 6회 만난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처리했다. 상대 타자들이 계속 파울을 만들어내며 버텼지만 벗어나는 공 없이 계속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아 넣었다. 6회 마지막 타자 다카테라 노조무 상대로는 3구 연속 느린 공만 던져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7회에도 빗맞은 안타 하나만 맞았을 뿐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제구도 괜찮았고, 구속도 오키나와 연습경기보다 좀 더 올라왔다”면서 “어느 정도 생각한 대로 된 것 같다.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오늘처럼 땅볼이 많이 나올수록 좋다”고 했다.
뜨거운 방망이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김도영(왼쪽)이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한신과 치른 공식 연습경기에서 5회초 1사후 솔로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든 뒤 이정후의 환영을 받고 있다. 오사카 | 연합뉴스
당초 류현진은 조별 라운드 4경기 중 중요한 1경기를 책임질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후 원태인과 문동주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가진 전력을 모두 쏟아부어야 할 대만전에 쓸 카드가 줄었다.
대만전에서 선발이 유력한 곽빈에 이어 류현진이 ‘2번째 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는 전망이 거론되는 이유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앞서 2월27일 KT와의 연습경기 선발로 류현진을 내정했다가 취소하면서 “코치진 미팅을 통해 전략적 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운드 사정이 달라지면서 처음 짰던 마운드 운용 계획도 다시 손을 봤다는 이야기다.
류 감독은 이날 선발 곽빈을 시작으로 노경은, 손주영, 고영표, 류현진, 박영현, 김택연을 차례로 올렸다.
곽빈과 류현진이 2이닝씩 던졌고, 나머지 투수들이 각 1이닝을 소화했다. 이날 등판한 투수들은 실제 대회에서 우선순위로 호출될 가능성이 크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비해 구속과 구위는 한 단계 더 올라왔다는 평가지만, 제구 불안은 여전한 고민으로 남았다.
3-3으로 끝난 이날, 타선에서는 KBO 최고 타자 김도영과 메이저리거 이정후가 처음으로 나란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맹타를 휘둘렀다.
김도영이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를 때렸고, 이정후는 3번 타자 우익수로 나서 역시 3타수 2안타를 쳤다. 특히 김도영은 2-3으로 뒤지던 5회초 1사 후 3번째 타석에서 투수 하야카와 다이키의 초구 129㎞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교세라돔 좌중간 가장 깊숙한 곳을 넘겨 동점을 만들었다.
지난달 27일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 삼성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포로 절정의 감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