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산악 지형, ‘방산 요새’로···현대로템 3000억 투자
3일 전북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무주군 항공우주 생산기지 조성 투자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관영 전북도지사, 이용배 현대로템(주) 대표이사, 황인홍 무주군수. 전북도 제공
산업 기반이 취약했던 전북 동부산악권에 차세대 유도무기와 우주발사체 엔진을 생산하는 첨단 항공우주 산업 기지가 들어선다.
전북도는 3일 도청에서 현대로템(주), 무주군과 항공우주 생산기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현대로템은 올해부터 2034년까지 무주군 적상면 방이리 일원 76만 330㎡(약 23만평) 부지에 3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축구장 100여 개 규모의 부지에는 연구·제조·시험·양산 기능을 모두 갖춘 ‘완결형’ 항공우주 기지가 구축될 예정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초음속 덕티드 램제트 엔진, 극초음속 이중 램제트 엔진,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등이다. 특히 덕티드 램제트 엔진은 초음속 이상에서 공기를 흡입해 추진력을 얻는 차세대 기술로, 유도무기의 사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미래 전장의 판도를 결정할 전략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번 투자는 무주군의 지리적 제약을 강점으로 치환한 ‘역발상’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주군은 전체 면적의 78% 이상이 국립공원과 수변 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산업단지 조성에 제약이 컸다. 그러나 전북도와 무주군은 외부 접근이 제한된 산악 지형이 보안 유지가 필수적인 방산 시설에 최적화된 ‘천혜의 요새’라는 점을 강조해 기업 측의 확답을 끌어냈다.
전북도는 해당 용지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세제 감면과 재정 지원 등 행정적 뒷받침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기반 시설 확충과 함께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를 병행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규모 방산 시설이 환경 규제 지역 인근에 들어서는 만큼 향후 환경 영향 평가와 지역 수용성 확보는 과제로 꼽힌다.
김관영 지사는 “이번 유치는 전북 동부권 균형발전과 첨단 방산·우주항공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는 “무주를 항공우주 산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해 최상의 파트너십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