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전 행정통합’ 서로 책임 떠넘기기
국민의힘·민주당 충남도당, 맞불 집회
이장우 대전시장 “통합 콩 구어먹듯 못해”
김태흠 충남지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충남·대전 행정통합 추진 배경과 입장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3일 자신의 유튜브에 5분 안팎의 ‘행정통합 거짓 선동 정치쇼’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리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국가균형발전을 담보할 항구적 통합안 마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여당 주도 통합안을 ‘거짓 선동 쇼’로 폄훼하면서 특별법 통과 불발에 대한 책임을 미룬 것이다.
김 지사는 ‘행정통합 일타강사 3탄 보충학습편’에서 ‘행정통합 시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두고 “법안에 명시된 내용이 아니고, 재원 조성 방식과 교부 기준도 구체화돼 있지 않다”며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전남 통합 추진 과정에서도 졸속 논의로 갈등과 분열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보완하고 재정과 권한이 실질적으로 이양되는 자치분권형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열린 제83차 실국원장회의에서도 “지난주 행정통합법이 법사위에서 보류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우리가 요구한 행정통합은 재정과 권한 이양을 통해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준비하자는 취지였으며 빈 껍데기뿐인 법안이라면 없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이날 “정부·여당 주도 통합안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시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시민들의 75%가 지방선거 이후 충분히 논의를 하라는 명령을 주고 있고, 70% 이상이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하는 만큼 통합 문제는 두 달 만에 뚝딱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의 찬반 집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의힘을 향해 대전·충남 통합 협조를 압박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대전 서구을)은 “이장우 시장은 충남·대전 통합법안을 ‘빈껍데기’라고 하는데 법안을 읽어봤는지 의문이며, 국민의힘은 애초에 통합 의지도 없이 선거용 카드로만 시민을 속여왔다”면서 “광주·전남이 이미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대전·충남만 뒤처져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충남도의원과 시·군의원 등 150명도 이날 도청 앞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집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과 시·군의원 등 15명도 맞불 집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소속 시·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지방자치의 핵심인 자주 재정과 권한 이양이 빠진 법안을 마련해 놓고 법안 보류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소속 대전 지역 국회의원 8명을 겨냥해 “통합 명칭을 ‘대전특별시’로 정해 충남의 정체성을 훼손하려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