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3일 시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놓고 여야간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이 정부·여당 주도 통합안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3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방분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적 뒷받침과 재정권 보장인데 그렇지 않으면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대전과 충남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의결한 알맹이 빠진 통합 법안으로는 절대로 통합을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시민들의 75%가 지방선거 이후 충분히 논의를 하라는 명령을 주고 있고, 70% 이상이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하는 만큼 통합 문제는 두 달 만에 뚝딱 번갯불에 콩 궈먹듯 할 일이 아니다”라며 “대전과 충남은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서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한 근본적인 철학을 관철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대구·경북 통합 법률안 처리 요구에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충남 통합 법률안 연계 처리로 응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전 법안 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지역 정치권은 지난달 국회 법사위에서 대전·충남 통합법안 처리가 무산된 이후 연일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도 대전시청 앞에서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의힘을 향해 대전·충남 통합 협조를 압박했다.
박범계 국회의원(대전 서구을)은 결의대회에서 “이장우 시장은 충남·대전 통합법안을 ‘빈껍데기’라고 하는데 법안을 읽어봤는지 의문이며, 국민의힘은 애초에 통합 의지도 없이 선거용 카드로만 시민을 속여왔다”면서 “광주·전남이 이미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대전·충남만 뒤쳐져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3일 대전시청 앞에서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제공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압박에 “법안 처리의 책임과 권한이 있는 다수당이 정치적 연막 작전을 펴고 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162석의 국회 절대 과반 정당으로 각종 쟁점 법안을 야당 반대에도 단독 처리해 왔으면서 유독 통합법만 놓고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갑자기 선량한 양의 모습으로 돌아섰다”며 “통합법이 보류된 이유는 민주당 스스로 법안에 대한 정치적 확신과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야당에 덮어씌우는 것은 비겁한 정치”라며 “진정 통합이 필요하다면 남 탓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다수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