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빈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복기왕·이연희 의원 주최로 열린 ‘공공분양이 나아가야 할 방향’ 토론회에서 ‘공공분양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가 공공주택 정책 개편을 논의 중인 가운데,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와 재판매 가격을 모두 시세의 8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공공분양을 통해 발생하는 과도한 시세차익을 줄이고, 저렴한 주택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남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후빈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복기왕·이연희 의원 주최로 열린 ‘공공분양이 나아가야 할 방향’ 토론회에서 ‘공공분양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현행 공공분양의 가장 큰 문제로 ‘공공성의 지속가능성 부재’를 꼽았다. 최초 분양가는 시세보다 낮지만, 수분양자가 재판매할 때 가격 제한이 없어 시세차익을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공 재원이 투입된 주택이 단 한 차례의 거래만으로 민간 주택과 동일한 가격이 되는 이른바 ‘로또 분양’ 현상이 나타나고, 이후 매수자는 다시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채권입찰제를 통해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를 수요자 경쟁으로 조정하는 방식, 분양가 산정 단계에서 공공이 시세차익 일부를 가산하는 방식, 토지를 공공이 보유하는 토지임대부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이 거론됐다.
이 교수가 특히 강조한 것은 ‘재판매 가격 제한’ 제도다. 수분양자가 시세의 80% 수준으로 주택을 분양받았다면, 향후 매도할 때도 반드시 당시 시세의 80% 가격으로만 판매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제도 운영을 위해서는 공공이 관리하는 별도의 거래·관리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다. 미국에는 주택 소유권 등기에 재판매 가격 제한, 구매 자격 및 거주 요건, 보유 기간 제한 등을 명시해 해당 주택이 지속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한 ‘소유권 제한 주택(Deed-Restricted Housing)’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용 할인 주택 ‘퍼스트 홈(First Homes)’ 역시 시세 대비 최소 2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신축 주택을 공급하고, 이후 재판매 시에도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하도록 해 저렴한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도록 한다.
이 교수는 이같은 ‘재판매 가격 제한’ 제도가 “저렴한 공공주택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면서도 동시에 자산 형성을 위한 자가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진미윤 명지대 교수는 “공공분양이 민간분양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수요자의 자산 형성 욕구를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정책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반면 반영운 충북대 교수는 “공공이 수용한 토지는 원칙적으로 개인에게 매각하지 말고, 토지임대부 주택 등 공공이 토지를 계속 소유하는 방식으로 공공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희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과장은 “LH가 수용권을 통해 국민의 토지를 수용해 조성한 토지는 공공성을 높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여러 방안에 대해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