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2030 이민정책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우수한 외국 인재를 더 많이 유치하고, 국내에서 직접 양성도 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개편한다. 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입국심사 단계에서 ‘고위험 외국인’을 걸러내기로 했다.
법무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첨단산업에서 우수한 외국 인재가 국내에 정착하도록 돕는 ‘톱티어(최상급) 비자’ 발급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톱티어 비자는 세계 100위 이내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 500대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하는 등 우수한 학력·경력을 갖춘 외국인에게 국내 취업과 체류 등에서 혜택을 주는 비자로 지난해 도입됐다.
현재는 반도체와 AI, 8개 첨단산업 기업체 인력에만 톱티어 비자를 주는데 앞으로는 과학기술 연구 분야의 교수와 연구원 등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톱티어비자는 제도 시행 후 지난 1년간 총 20명에게 발급됐다. 정부는 이를 확대해 2030년까지 총 350명에게 발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또 그간 한국과학기술원 등 국내 5개 대학 출신 과학기술 외국 인재가 영주·귀화할 때만 줬던 특별 혜택(K-STAR 비자트랙)을 국내 32개 대학 출신 인재에게도 부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우수 외국 인재를 국내에서 직접 키우기 위해 ‘육성형 전문기술인력 비자(K-CORE)’도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 비자는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 전문대학에서 한국어와 전문 기술을 익힌 뒤 지방 기업에 취직할 경우 발급해준다. 기존 외국 인력 제도로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외국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신설했다.
정부는 취업 비자 체계 역시 외국 인력의 노동 숙련도에 따라 3개(고숙련·중숙련·저숙련)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현재 취업 비자 코드는 총 10종의 나열식 구조인데, 유형별 특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해놓지 않아 외국인을 채용하는 국내 기업인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고숙련 비자 발급 대상 직업군에는 시스템 설계 분석가·의사·변호사 등이, 중숙련에는 요양보호사·회화강사·용접공, 저숙련에는 호텔·음식점 점원 등이 포함된다.
법무부는 AI와 빅데이터, 생체인증 등 첨단 기술을 통해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의 위험 정도도 미리 측정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입국 외국인 대상 사전심사 과정에서 빅데이터 기술로 위험도를 분류한 뒤 고위험 외국인은 입국을 차단하거나 정밀 심사를, 저위험 외국인은 신속한 심사를 하는 식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국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생과 경제에 도움되는 정책을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로 이번 전략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