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백악관 엑스 계정에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개시한 이란 공격 작전을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AFP연합뉴스
미·이스라엘과 군사 충돌을 이어가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이란을 상대로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을 예고했다. 미·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중동 전역으로 번진 데 이어 세계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보좌관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2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다”며 “통과를 시도한다면 그 어떤 선박이라도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고 밝혔다.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미·이스라엘 공격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호르무즈 해협 폐쇄’ 방침을 선박들에 통보한 후 경고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불린다. 전면 봉쇄가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세계 경제 침체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날 ICE선물거래소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 중 한때 전거래일 대비 13%, 뉴욕상품거래소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12% 급등했다가 각각 전장 대비 6%대로 오른 77.74달러, 71.23달러로 마감하며 요동쳤다.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이 담긴 지도.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 개시 후 이날 처음 공개석상에 나와 “아직 본격적인 압박은 시작도 안 했다”며 “곧 더 큰 파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공격 기간에 대해서는 “4~5주 정도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이어갈 능력이 있다”며 장기전을 감수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뉴욕포트스 인터뷰에선 “지상군에 관한 울렁증은 없다”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이란 공격 작전에 대해 “미국으로부터의 가장 센 공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다음 단계는 지금보다 이란에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대이란 공격을 이끄는 미 중부사령부에 추가 병력 투입과 보급물자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이란, 쿠웨이트 등 중동 14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 대피령을 내렸다.
이란의 반격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이날까지 전사한 미군은 6명으로 늘어났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헹가우에 따르면 미·이스라엘 공격으로 이란에선 최소 1500명이 숨졌으며 이 중에서 200명은 민간인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