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 가격 장중 13% ‘급등’
브렌트유 ‘82달러’대로 유지 땐
올 한국 GDP 성장률 0.45%P ↓
천연가스 가격도 40% 올라 요동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주요국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82.37달러로 13% 급등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장중 한때 배럴당 75.33달러로 12% 급등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날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해협 봉쇄를 공식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단기간 내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높은 석유 수입 의존도와 글로벌 무역 노출도를 고려할 때, 올해와 내년 유가 상승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경상수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주요 경제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씨티 연구진이 제시한 올해 2~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는 배럴당 62달러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브렌트유 가격이 이보다 올라 82달러대를 계속 유지할 경우 올해와 내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각각 0.45%포인트, 0.24%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60%포인트, 내년 0.12%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공습이 장기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수개월간 봉쇄되는 경우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까지 치솟으며 한국 경제 성장률은 0.3%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근월물 종가는 1㎿h(메가와트시)당 44.51유로로 전 거래일보다 무려 40% 치솟았다.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 중 5분의 1을 담당하는 카타르의 LNG 생산시설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영향이다.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LNG 수출국이다. 동북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JKM)도 전장 대비 약 40% 올랐다. 한국의 카타르 천연가스 수입 비중은 지난해 기준 15%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동에서 선적되는 LNG 대부분은 아시아 국가들이 구매하고 있지만,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