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얼마 걸리든 상관없어”…확전 감수한 가장 강한 톤 메시지
이란, 예상 밖 강한 대응…걸프국, 자폭 드론 요격에 미사일 소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큰 파도”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을 예고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지상군 투입도 할 수 있다”며 장기전을 감수할 의지를 내비쳤다. 예상보다 강한 이란의 반격 능력을 완전히 무력화하기 위해 공격 강도를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군인 유공자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이란 공격 기간을 “4~5주 정도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우리는 무엇이든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가 언론에 ‘대통령은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 1~2주 지나면 곧 지루해할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나는 절대 지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군이 지난달 28일 이란 공격을 시작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 나와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목표 달성을 위해 확전을 감수할 수 있다는 가장 강한 톤의 메시지였다. 그는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고 2~3일 후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는 지상군 투입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대통령들은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지상군 투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 이날 이란 공격 개시 후 첫 브리핑에서 현재 미 지상군을 이란에 배치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앞으로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에 대해 논쟁하지 않겠다”며 여지를 뒀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헤그세스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란은 이라크와 다르다. 이란은 ‘끝없는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중동의 ‘수렁’에 빠졌던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는 이란 공격이 애초 예상보다 더 큰 비용을 초래하는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징후로 보인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날 해당 지역에 추가 병력이 합류 중이며 여기에는 “전술 항공 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군사작전에 더 많은 자원을 쏟아붓기로 한 것은 이란의 반격이 예상보다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기자 다샤 번스는 이날 팟캐스트에서 “지난 주말 이야기를 나눈 소식통들은 이란의 대응이 예상보다 크고 강하고 훨씬 더 광범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은 걸프 국가와 역내 미군 기지에 구형 미사일과 저가 자폭 드론을 발사해 요격 미사일을 소진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2만달러(약 3000만원)짜리 자폭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1기당 200만달러(약 30억원)가 넘는 미사일을 쏘고 있다. 카타르의 경우 현재 속도로 요격 미사일을 사용한다면 재고가 나흘치밖에 남지 않았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프랑스24는 “이 때문에 걸프 국가들이 미국에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조기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