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공급 등 지원 위축 가능성 커
미·러·우 3차 평화회담도 미지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공개 지지하자 그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해온 이란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공조 강화를 노린 포석으로 해석되지만 전략적 효과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치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지지 표명 배경에 대해 “미·러 사이에 있는 모순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란의 동맹이며 우크라이나는 미국 편에 서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이스라엘의 공격 전날인 지난달 27일 이란 국민들이 현 정권 전복을 위한 도움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28일 작전 개시 직후 지지를 공식화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란이 러시아에 샤헤드 무인기(드론)를 공급하며 전쟁에 사실상 가담해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지가 실질적 외교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관심과 군사 자원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이 위축될 수 있고 특히 방공 시스템을 비롯한 무기 공급 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유럽 고위 관리는 3일 폴리티코 유럽판에 “요격 미사일을 포함한 상당한 화력이 소모됐다”며 “미국은 무기 재보충이 필요하고 이는 유럽이나 우크라이나가 구매할 수 있는 물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리호르 니즈니카우는 “이란 정권이 전복되지 않는다면 이번 공격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자원을 빼앗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동 정세 불안은 이미 종전 협상과 관련한 외교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란의 아랍에미리트연합 공격으로 아부다비에서 예정된 우크라이나·미·러 간 3자 평화회담 개최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에너지 시장 역시 변수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러시아의 전쟁 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페센코는 “유가 상승은 러시아에 추가 석유 수입을 안겨줄 것이고 이는 전쟁 자금의 주요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