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0일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가 동해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이 태평양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한 중국을 염두에 두고 태평양 섬을 대상으로 방공식별구역(ADIZ)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혼슈 남쪽 태평양 섬들인 오가사와라 제도의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항공 위협을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선이다. 국제법상 영공과는 다르다. 일본은 영공 침범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면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키는 등 방식으로 대응한다. 일본의 현재 방공식별구역은 미군이 1950년대 설정한 것이 기준이 됐는데, 당시 오가사와라 제도 상공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사히는 “중국이 태평양에서 군사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을 고려해 자위대 감시 태세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설했다. 다만 정부가 오가사와라 제도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에 넣을 경우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앞서 일본이 2010년 대만 인근 섬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지마 부근까지 방공식별구역을 확장한 바 있는데, 당시 대만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이 2013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상공을 포함한 동중국해를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했을 때는 미국과 일본이 비판했다.
오가사와라 제도 상공은 다른 나라의 방공식별구역과 겹치지 않아 방위성 내에선 “주변국 반발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낙관론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일본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이후 중국군 항공기 움직임에 대응해 자위대 긴급 발진이 증가하면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면 해당 지역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전투기 배치를 변경해야 하는데, 오가사와라 제도 상공까지 이 구역에 포함될 경우 일본이 지나치게 넓은 범위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일단 레이더가 탑재된 조기경보통제기 등을 활용해 ‘감시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