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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라크 내 쿠르드 무장세력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쿠르드 무장세력이 이란 보안군과 교전을 벌여 그들을 묶어두는 역할을 하면, 쿠르드족을 비롯한 시민들이 학살당할 위험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봉기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트럼프 정부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쿠르드 무장세력이 이란 정권의 군사 자원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혹은 이란 북부 지역의 영토를 점령해 이스라엘을 위한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는지도 논의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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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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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복 위해 쿠르드족에 손 내민 트럼프···1기 행정부 땐 가차없이 ‘팽’

입력 2026.03.04 14:03

수정 2026.03.0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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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대신 쿠르드족 활용해 체제 전복 검토

무기 제공이 가져올 연쇄 파장 우려 목소리도

1기 때 시리아에선 민병대 버리고 철수한 전력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라크 내 쿠르드 무장세력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 대신 쿠르드 무장세력에 무기를 지원해 이란 정권 전복을 위한 봉기를 촉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미 이란 반정부 세력 및 이라크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군사 지원 제공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 쿠르드민주당의 무스타파 히즈리 대표와 통화하는 등 이란 안팎의 무장 세력을 지원해 민중 봉기를 촉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액시오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이라크 내 쿠르드족 지도자와 통화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NN은 이미 CIA가 쿠르드족 과 군사 지원 방안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은 오스만제국 해체 이후 독립 국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이란·이라크·튀르키예·시리아 등지에 걸쳐 살고 있다. 이란 정부로부터 오랫동안 박해를 받아온 이란 내 쿠르드족은 반정부 진영의 핵심 세력 중 하나다. 2022년 ‘여성·생명·자유’ 운동과 올 초 이란을 뒤흔든 대규모 시위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자 쿠르드족의 봉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란·이라크 국경지대에 있는 쿠르디스탄 지역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란 쿠르드족 민병대 관계자는 “향후 며칠 안에 이란 서부에서 진행될 지상 작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지금이 큰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격 목표로 내건 ‘체제 전복’은 지상군 없이 불가능하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상군 투입은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파병 대신 쿠르드족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쿠르드 무장세력이 이란 보안군과 교전을 벌여 그들을 묶어두는 역할을 하면, 쿠르드족을 비롯한 시민들이 학살당할 위험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봉기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트럼프 정부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쿠르드 무장세력이 이란 정권의 군사 자원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이란 북부 지역 영토를 점령해 이스라엘을 위한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는지도 논의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앞서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쿠르드족의 통화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수개월 동안 물밑 로비를 벌인 끝에 성사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이라크·튀르키예·시리아 등지에 걸쳐 있는 쿠르디스탄 지역.  위키피디아

이란·이라크·튀르키예·시리아 등지에 걸쳐 있는 쿠르디스탄 지역. 위키피디아

무장하지 않은 이란 시민이 군·경에 맞서 봉기를 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병력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무장세력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가져올 연쇄적인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 바이든 정권 때 국무부에서 중동 담당 차관보를 지낸 젠 가비토는 “이미 안보 상황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 책임감 없이 무장 민병대를 강화하는 것이 어떤 연쇄적인 사태를 촉발할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민중에게 봉기를 촉구하면서도, 동시에 현 정권 내 온건파 인사와 거래하는 형태의 ‘베네수엘라 모델’을 지속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쿠르드족을 앞세워 대리전을 펼치다가도, 미국에 유화적인 현 정부 내 인사와 거래가 성사되기만 하면 언제든 쿠르드족 지원을 철회할 수 있음을 뜻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 5년 동안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운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팽’한 전력이 있다. YPG는 미국이 쿠르드 독립국 건설을 지지해줄 것이란 기대를 품고 최전선에서 IS와 싸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통화한 후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서 철수해버렸다. 이후 쿠르드족 독립에 반대하는 튀르키예는 쿠르드족 소탕 작전에 나섰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정당인 인민평등민주당은 “우리는 이란 정권에 의해 살해된 수만 명의 이란인을 잊지 않았지만, 이란 정권의 변화는 외부의 개입이 아닌 이란 국민의 집단적인 의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제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중동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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