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안정화기금으로 긴급운영자금 지원도 확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정부가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기업에 ‘공급망안정화기금’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경제안보 품목’을 다루는 기업이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로 피해를 입었다면 긴급운영자금 대출을 늘려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자 원유 수입처 다변화와 피해기업 지원을 확대한 것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4일 ‘중동 상황 관련 공급망반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에너지, 화학제품, 소재·장비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경제 안보 품목의 수입 동향과 대체 가능성, 국내 생산 여건 등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10조원 규모로 운영 중인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활용해 원유 구매 자금과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한국수출입은행 내 ‘공급망기금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국내 정유사가 북미·중남미 등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하면 저리 대출 지원 한도를 구매 자금의 90%에서 100%로 높인다. 또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로 경제안보 품목을 다루는 기업이 피해를 봤다면 긴급운영자금 저리 대출을 신속히 지원한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은 희토류, 반도체·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 등 경제 안보상 중요한 품목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 출범했다. 해외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가 큰 품목을 국산화하거나 수입선을 다변화하려는 기업들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유 수입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원유 수급 안정화 방안도 논의했다. 중동 외 지역에서 추가 물량 확보, 해외 생산분 도입,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등 비상매뉴얼상 조치를 사전에 준비하고, 필요시 정부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당분간 국내 에너지 수급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에너지기구 기준 208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수급 위기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품목도 대체 수입선 확보나 국내 생산 전환이 가능해 현재까지 중동 상황이 국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납사)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오는 수입 비중이 54%라 사태 장기화시 수급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수출 물량을 내수용으로 돌리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을 세웠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엑스에 “비축유 및 경제공급망 등 우리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은 공고하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꼼꼼히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