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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사태 확전 국면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영국과 스페인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타머를 "승자"라고 부르기도 했고, 영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이 차고스 제도 문제로까지 번졌고, 미국이 영국 군사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려 할 때 영국이 초기 단계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았던 결정으로 갈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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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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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 공습 후폭풍···영국·스페인과 관계 균열 벌어지나

입력 2026.03.04 16:42

  • 박은경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사태 확전 국면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영국과 스페인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 행동을 둘러싸고 주요 유럽 동맹국들과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영국과 스페인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일부 유럽 국가들, 예를 들어 스페인은 형편없었다”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스페인의 국방비 문제를 거론했다. “스페인 국민들은 훌륭하지만 리더십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국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미군의 이란 공습 과정에서 영국이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사용을 처음에는 허용하지 않았던 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영국을 향해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함께 연합군을 이끌었던 처칠 전 총리와 비교하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대응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은 공교롭게도 과거 영국과 전쟁을 벌였던 독일의 총리가 동석한 자리에서 나왔다.

미국과 영국은 오랫동안 ‘특별한 관계’로 불릴 만큼 긴밀한 동맹을 유지해 왔다. 특히 노동당 출신인 스타머 총리는 정치적 성향이 크게 다른 트럼프 대통령과 초반에는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타머를 “승자”라고 부르기도 했고, 영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이 차고스 제도 문제로까지 번졌고, 미국이 영국 군사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려 할 때 영국이 초기 단계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았던 결정으로 갈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의 초기 거부 결정이 이른바 ‘특별한 관계’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머니가 스코틀랜드 출신이고 영국 왕실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어 영국이 초기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놀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영국 지도부가 우유부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영국은 미국이 이란 테헤란의 미사일 저장고와 발사대를 겨냥한 ‘방어적 공습’에 한해 일부 영국 기지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전면적인 군사 작전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FP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지도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노골적으로 맞서고 있는 인물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다. 산체스 총리는 미국의 이란 공습을 두고 “정당하지도, 안전하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스페인 정부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군사 작전에 자국 내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산체스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하는 모습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국제법과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미국에 맞섰던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산체스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국내 정치 상황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패 스캔들과 지방선거 패배로 정치적 입지가 약화한 상황에서 외교 현안은 비교적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페인 여론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의 약 75%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10명 중 8명은 그가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7월까지 치러야 하는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치를 부각시켜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는 관측도 있다. 스페인 정치학자인 파블로 시몬은 폴리티코에 “산체스 총리는 돈키호테처럼 풍차와 싸우는 선택을 하고 있다”며 “다자주의와 유럽주의의 상징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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