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026년 3월 4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최고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했다. 올해 양회(정협·전인대)는 중국 정부가 내놓을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대외 메시지뿐만 아니라 ‘빈자리’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들어 속도가 빨라진 반부패 숙청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재 제14기 전인대 대표 수는 2878명으로 2023년 출범 당시보다 99명이 줄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병으로 사망했으며 일부는 부패 등의 혐의로 제명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인민해방군 출신 대표 9명을 비롯해 19명의 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신화통신은 이들이 전인대 대표의 권리·의무·책임을 규정한 법률에 따라 대표 자격이 박탈됐다고 전했다. 정협 역시 양회를 앞두고 퇴역 고위 장성 3명과 전 국가국방과학기술공업국장 등 3명의 위원 자격을 박탈했다.
지난 1월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단 직급을 포함해 98만3000명 이상이 부패로 처벌받았으며 고위 관리 65명이 구금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임기 중에서도 ‘역대급’ 규모다.
중국 당국은 통상 당 중앙기율위가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넘기기 직전까지 조사 대상과 조사 여부를 밝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양회 개·폐막식이나 중앙정치국 회의 등 행사 참석 여부는 주요 인사들의 신상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반부패 숙청 소문이 도는 인물들 가운데 중앙정치국 위원인 마싱루이 전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가 모습을 4일 오후 열린 정협 개막식에 불참했다. 마싱루이는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 등 주요 행사에 불참하는 등 수개월째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싱루이의 측근으로 꼽히는 리쉬 신장생산건설병단 부사령관, 천웨이쥔 신장자치구 당위원회 상무위원 등이 이미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마싱루이 역시 실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있다.
다만 개·폐막식을 비롯한 양회 자리에 불참한다고 모두 반부패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병이나 출장 등의 이유로 출석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4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에 찻잔 두 잔이 놓여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이번에도 개막식에 참석한 여느 인사들에게 찻잔이 한 잔만 놓인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만 두 잔의 찻잔이 제공된 모습이 포착됐다. 전인대와 정협은 각각 일주일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