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전경. 강정의 기자
뇌물수수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국내 저명 지진 전문가가 국내에서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헌철 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지 전 센터장은 지질연에 근무하던 2009~2015년 국내 제품 선정과정을 돕거나 경쟁사 정보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영국과 미국의 지진 장비 제조업체로부터 31차례에 걸쳐 104만4690달러(약 15억4000만원)를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지 전 센터장은 2017년 미국에서 같은 혐의로 기소돼 로스앤젤레스 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14개월과 벌금 1만5000달러 및 보호관찰 1년 처분을 받았었다. 그는 국내 재판 과정에서 관련 업체로부터 계약 체결에 따른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대가성 뇌물이 아니라는 취지로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자문료 액수 산정과 관련해 직무 관련성 있는 피고인의 행위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내용이 없고, 장비 구매 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없다”며 “경쟁사 가격 정보와 그에 따른 선정 가능성 등에 관한 부분만으로는 공소 사실과 같은 직무 관련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회사 제품이 선정되도록 지원하거나 편의를 제공해 대가를 수수했다는 공소 사실 자체가 막연하고 추상적인데 검사가 이런 추상성을 보충하지 못했다”며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한 회사 직원들이 미국과 영국에서 증뢰나 증죄로 의율 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가 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