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36주 임신중단’ 병원장 유죄, 입법 공백 빨리 끝내야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36주 임신중단’ 병원장 유죄, 입법 공백 빨리 끝내야

입력 2026.03.04 19:05

수정 2026.03.04 21:44

펼치기/접기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모임넷) 활동가들이 4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6주 낙태’ 산모 권모씨의 무죄를 촉구하고 있다. 모임넷 제공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모임넷) 활동가들이 4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6주 낙태’ 산모 권모씨의 무죄를 촉구하고 있다. 모임넷 제공

36주차 태아를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시킨 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과 집도의에게 4일 1심 법원이 각각 징역 6년과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산모 권모씨는 살인의 공범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모체에서 갓 태어난 태아에 대한 생명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살인죄를 인정했고, 산모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이후에도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양형에 참작됐다. ‘낙태죄’는 사라졌지만 그에 따른 제도 미비가 산모가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2024년 6월 권씨가 임신 36주차에 임신중지 수술을 받았다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보건복지부 진정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쟁점은 낙태죄가 폐지됐는데 산모 등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점에서 인공적으로 배출돼 살아 있는 사람이 된 이상 낙태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들에게 살인죄가 성립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회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황에 처한 권씨에게 책임을 전적으로 묻기는 어렵다고 봤다.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구조적·법적 보호 장치가 부족한 현실을 짚은 것이다. 입법을 미뤄온 국회가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임신중지를 비공식 의료로 방치해온 정부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행정의 미비로 여성들은 임신중지 의료기관 정보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중지가 가능한 의료기관 정보 제공이나 지원은 복지부가 입법 전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약물에 의한 안전한 임신중지 역시 관계 부처 간 입장 차이로 가로막혀 있다. 직무유기가 따로 없다.

이번 판결은 국가가 임신을 중단한 여성을 처벌하는 것이 정의로운가에 대한 질문이다. 애당초 이 여성이 법정에 선 것은 대체 입법이 마련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외면한 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임신중지 ‘처벌’에만 매달려 있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더불어 건강권 등 기본권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회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결정권’을 최대한 지킬 수 있는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임신중지를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책임 있게 관리할 시스템을 마련하길 바란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