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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의 시대, 사회적 대화의 역할

입력 2026.03.04 20:08

수정 2026.03.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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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새 정부의 제1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노동 현장을 지켜온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이번 경사노위 출범이야말로 복합위기의 시대를 돌파할 가장 실효적이자 지속 가능한 해법이라 확신한다.

필자는 한국노총 위원장 시절, 스스로를 사대주의자 즉 ‘사회적 대화주의자’라 불렀다. 노사정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는 일은 더디고 어렵지만, 결국 우리 사회를 조금 더 진보하게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노사정위원회는 전력산업 분할 민영화 정책을 노사정 합의로 중단시켰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사노위가 가동될 때도 그러했다. 당시 노동계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국가 전체를 위해 결단했다.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에 협력하면서도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과 근로자대표제 개선 합의를 끌어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청년 고용 불안정, 저출생과 고령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일자리 재편, 고용위기,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정책 전환까지,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과제가 없다.

일터의 변화도 빠르다. 조직할 수 없고, 대표될 수 없는 노동자들이 여전히 많다.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프리랜서와 같은 새로운 노동이 노사 문제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산업 재편과 기후 전환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불러오고, 그 여파는 결국 현장의 노동자에게 다가오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정책의 속도를 앞지르고 있는데, 사회 구성원의 지혜를 모으는 구심력보다는 갈등이 확산되는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경사노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 경사노위가 표방한 사회적 대화 2.0은 중앙 노사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함께하는 ‘열린 대화체’를 의미한다고 본다. 정부가 주도하고 노사정이 참여하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넘어서, 국민생활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국가 거버넌스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시급한 현안도 다뤄야겠지만 산업 전환 등 미래지향적이고 구조적 의제를 다룰 수 있는 폭넓은 논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 대화 2.0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전제도 필요하다. 노사 모두의 현실 인식이 성숙해야 한다. 양쪽 모두 과거의 대립·투쟁 구도를 넘어, 사회 공동체 차원의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대화의 촉진자이자, 조정자로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대화의 결과가 정책과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정책 신뢰성’이 뒷받침될 때, 사회적 대화는 생명력을 갖는다. 국민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논의 과정과 합의 결과를 국민이 알고 공감할 수 있어야 사회적 대화가 지속 가능해진다.

국회 또한 사회적 대화 성공의 중요한 축이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된 합의는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민주적 사회계약’이다. 국회 상임위 여당 간사로서 필자는 경사노위를 비롯한 사회적 대화 기구의 논의 결과를 충실히 존중하고, 그 합의가 입법 과정에서 온전히 구현되도록 힘쓸 것이다.

사회계약에는 모두가 승자가 되어야 한다. 노사정 모두가 사회계약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사회적 대화를 활성화시키고,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노사정 모두가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협력”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도 바로 그 협력의 힘이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대립이 아니라 협력이 길이 되고, 갈등보다 대화가 해법이 된다. 사회적 대화 2.0의 출범이 단순한 제도적 변화를 넘어, 대한민국이 ‘함께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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