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술유용 혐의 첫 동의의결…하도급업체에 실질적 혜택 고려
하도급업체에 부당하게 기술자료를 요구한 혐의를 받았던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30억원대 자진시정안을 내놓아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면했다. 기술유용 분야에서 자진시정안이 받아들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4일 효성 및 효성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와 관련한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 기업이 자진시정안을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제재 절차를 종료하는 제도다.
효성 및 효성중공업은 2014~2023년 약 9년간 하도급업체에 전력설비 등 부품 제조를 맡기면서 하도급법상 금지된 기술자료 요구를 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가 제재 의견이 적시된 심사보고서를 보내자 효성은 동의의결을 신청했고, 지난해 5월 동의의결 절차가 개시됐다. 통상 동의의결은 중대한 법 위반 행위의 경우 적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엔 실제 하도급업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주요 피해 업체들이 공정위 제재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요구했다는 점이 반영됐다. 효성은 하도급업체에 34억2960만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하도급업체 기술 개발·산학 협력 지원에 11억2960만원을 쓰고, 설비 구입 및 이동식 에어컨 설치 등 근로환경 개선 등에도 총 23억원을 투입한다.
또 수급사업자로부터 받은 기술자료를 사전승인이나 사후검수 목적으로만 쓰고,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와 같은 도면을 작성하는 등의 행위는 중단한다. 효성 측은 기술자료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자체 감사 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하기로 했다. 2022년 7월 하도급법상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래 기술유용 혐의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