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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몰리는 사람들에 ‘금융 단비’…‘200만원 덕분에’ 일어설 용기 얻는다

입력 2026.03.05 20:27

수정 2026.03.0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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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경기 ‘극저신용대출’

3명 중 1명 “고금리 대출 경험”

만기도래 채권 24% ‘전액 상환’

A씨(20대)는 한부모가족으로 5세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 SNS를 통해 옷을 팔고 짬을 내 모델로도 활동하며 생계를 꾸렸다. 언젠가 옷가게를 차리겠다는 꿈을 안고 살던 그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닥쳤다.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채무가 생긴 것이다. A씨에게는 당장 쓸 돈도 없어 온라인으로 옷을 파는 일조차 어려워졌다.

A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경기도의 ‘극저신용대출’을 알게 됐다. 심사를 통해 빌린 300만원으로 그간 밀렸던 관리비를 우선 납부했다. 남는 돈으로는 개인회생 잔액을 상환해 신용도 일부 회복했다.

A씨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경제적,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며 “목표에도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시작한 극저신용대출은 신용등급이 낮아(신용평점 하위 10% 미만) 제도권 금융 접근이 어려운 도민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총 11만여명의 극저신용 도민들이 ‘단비’ 같은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까지는 최대 300만원을 최장 5년까지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올해부터는 제도가 일부 개편돼 최대 200만원, 최장 10년 상환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가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벼랑까지 몰린 이들이 불법사금융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막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기도가 최근 극저신용대출을 신청한 2195명을 상대로 시행한 조사를 보면 신청자 3명 중 1명은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23%는 대부업 등을 통해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6%는 불법사금융에까지 손을 벌린 상태였다.

신청자의 14.5%는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 등 사회적 배려계층이었다. 또 전체 신청자의 38%는 5년 이내에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당장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대출자금 용도는 생활비가 74%로 가장 많았고, 기존 채무 상환 11%, 의료·주거비 10% 등으로 대부분 생계 목적의 대출이었다.

일각에서는 극저신용대출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었다. 극저신용대출 만기도래 채권 회수 현황을 보면 전체의 24.3%는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41.2%는 만기연장과 분할상환 등 재약정을 통해 채무를 갚아나가고 있다.

지난달 11일 경기도가 극저신용대출 신청을 받은 결과 30분 만에 조기 마감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수요가 많이 발생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도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계속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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