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이란 미나브의 한 여자 초등학교에서 구조대원과 주민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일주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종전은커녕 확전일로를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권 교체’ 압박에 이란이 주변국 보복 공격으로 맞대응하면서 중동은 물론 남유럽·서남아시아로까지 전쟁 불길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원유의 35%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됐다. 이란 시민과 세계인이 겪을 고통과 불안의 끝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또 하나의 세계사적 재앙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크다.
이란은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및 석유·천연가스 시설을 겨냥한 20번째 공격을 단행하면서 아제르바이잔을 공격했다. 튀르키예·키프로스 등 남유럽에 이어 서남아시아까지로 전장을 확대한 것이다. 유럽연합(EU)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6개국은 이날 이란을 향해 무차별적인 주변국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미국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세계 경제의 ‘고통 확산’을 노리는 이란이 주변국 공격을 멈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민의 시위를 학살로 진압한 이란 강경파 정권의 교체를 목표로 제시하며 연일 전쟁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이란 차기 정권 구도에 관여할 것이며 쿠르드족의 지상전에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불의한 정권이라고 해도 외력으로 교체된 뒤 후속 정권이 온전했던 경우는 드물었다. 미국은 카르자이 정권 붕괴를 막지 못하고 도망치듯 떠나야 했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잊은 것인가.
미군의 국제법 위반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BBC 등은 이날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초등학생 165명이 숨진 폭격은 미군의 ‘오인 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군 잠수함이 스리랑카 인근 인도양 국제수역에서 어뢰로 격침한 이란 군함이 ‘비무장 상태’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칸왈 시발 전 인도 외무장관은 자국에서 열린 해군 훈련에 참가 군함인 것을 미국이 알면서도 ‘계획된 공격’을 했다고 비판했다. 비무장을 알고도 공격했다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비인도적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전 당시 의회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명분으로 삼은 ‘임박한 위험’은 부재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여기에 잇단 비인도적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커지면서 전쟁의 명분과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 전쟁 당사국들은 비이성적인 ‘협박 대 협박’식 대결이 무모한 확전을 초래하고 있음을 성찰해야 한다. 전쟁의 불길이 번져가는 현 사태에 세계인들은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전쟁을 멈추기 위한 외교적 중재를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