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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대체하게 된 ‘이것’···경남 ‘축산 지도’가 바뀌었다

입력 2026.03.07 13:00

수정 2026.03.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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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2월부터 개 식용 전면 금지

정부 ‘채찍’과 ‘당근’에 경남 개사육농장 급감

염소농장은 전년 대비 21% 늘어

2019년 7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개 식용 철폐 전국 대집회’.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9년 7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개 식용 철폐 전국 대집회’.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남 지역의 축산 지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내년 2월부터 개고기 식용이 전면 법으로 금지되면서 개 대신 개와 비슷한 식감을 가진 염소가 개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4년 2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2월 7일부터는 개고기 유통 및 개고기를 사용한 보신탕 판매가 금지되는 것이죠.

경남에는 꽤 많은 축산 농가에서 개고기용 개를 사육해 왔습니다. 하지만 법 제정 이후 그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요.

경남도가 7일 발표한 ‘2025년 가축 사육 현황 조사’에 따르면 도내 개 사육 마릿수는 4940마리입니다. 이는 2024년(7518마리)보다 34.3%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식용 개가 줄어든 자리에는 염소가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 경남 지역 염소 사육 마릿수는 5만3434마리로, 전년(4만4157마리)보다 21% 늘었습니다. 개 식용 금지가 염소 산업에 ‘메가톤급 호재’로 작용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개고기 맛을 모르겠지만 염소고기의 맛이나 조리 방식, 특유의 잡내를 없애는 방법 등이 개고기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염소고기가 개고기의 대체육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재빠른 전환이 이뤄지면서 개 농장의 폐업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말 기준 경남도 내 폐업 대상 개 사육 농장 102곳 중 75%에 달하는 76곳이 이미 문을 닫았습니다. 도축장 4곳, 유통업체 32곳, 식당 28곳도 간판을 내렸습니다. 전국적으로도 사육 농장의 78%(1204곳)가 전업 혹은 폐업을 선택했습니다.

정부는 개 사육 농장 폐업을 위해 그동안 채찍과 당근을 써 왔습니다.

일단 특별법이 정한 처벌 조항을 살펴보면, 개를 도살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개 사육·증식·유통을 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강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정부는 연착륙을 위해 농장주에게 마리당 22만5000~60만원의 전업 지원금을 지급하며 유인책을 제시해 오기도 했습니다.

한때 450마리의 식용개를 키웠던 농장주 김모씨(60대)는 “정부의 개 식용 금지로 마리당 도매가는 3배, 보신탕 값은 2배가량 올랐다. 올여름에 보신탕을 구경할 마지막 해”라며 “30년간 개 사육업을 했는데, 내년부턴 염소를 키우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제 개 안 키우고 염소 키우려고 준비 중”

경남에서 50년째 보신탕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60대)도 “요즘 누가 개고기를 찾습니까. 수요가 없으면 안 팔면 그만이죠. 대신 염소탕, 삼계탕이 있으니 영업 걱정은 크게 안 하죠”라고 말합니다.

법 시행과 별개로 국민의 정서가 달라진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창원에 거주하는 회사원 강모씨(30대)는 “친구들 사이에서 보신탕 먹는다고 하면 우스갯소리로 ‘왕따’ 당할 분위기”라고 말합니다.

50대 직장인 김모씨 역시 “복날 보신탕은 옛말”이라며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위생적이고 대중적인 보양식으로 메뉴를 바꾼 지 오래”라고 합니다.

경남지역 한 염소 경매시장에 나온 염소들. 경남도 제공

경남지역 한 염소 경매시장에 나온 염소들. 경남도 제공

동물 보호 단체들도 비위생적인 사육 실태와 ‘반려동물’ 인식을 근거로 법안 안착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습니다.

경남도 축산과 관계자는 “반려견 인구 증가 등으로 개 식용 금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2027년 관련 법이 본격 시행되면 위반 행위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와 신고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보신탕과 그 자리를 꿰찬 염소. 경남의 복날 풍경은 이제 ‘전통’이라는 이름의 관습을 넘어 ‘동물 복지’와 ‘위생’이라는 새로운 기준점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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