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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AI시대 인간저널리즘, 책임과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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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AI시대 인간저널리즘, 책임과 권리

입력 2026.03.08 19:51

수정 2026.03.0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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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궁극에는 “AI와 로봇이 모든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 주장한다. AI의 기술경제학은 인간노동의 쇠퇴로 인한 고강도 수정자본주의적 변동을 예측하기도 한다. 생산력의 증폭(增幅) 수준과 인구증감 추이 등 아직은 정밀한 논의가 필요한 문제들이 많음에도 일정한 설득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AI와 함께 살아갈 인간의 권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저널리즘도 그러하다.

초기 러다이트 운동을 재현하듯 AI와 인간의 능력을 비교하며 인간이 저널리즘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AI는 흉내만 낼 뿐 인간이 할 수 있는 저널리즘 기능을 구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AI시대에도 문제의 규정, 맥락적 해석, 윤리적 사고, 공감, 현장성 등은 인간만의 능력이라고 한다. 마치 ‘숙련공의 손기술을 기계가 따라갈 수 있겠냐’고 반문하는 19세기 초 영국 노동운동가들의 연설을 듣는 듯하다. 이 같은 접근은 인간이 기계와 힘겨루기를 하겠다는 발상과도 같다.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기술의 진화속도만 본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CES에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던 아틀라스에 AGI(일반인공지능), 어쩌면 ASI(초인공지능)가 얹어진 것 같은 로봇기자가 기자회견장에 설렁설렁 걸어 들어와 송곳 같은 질문들을 쏟아내는 광경을 목도할 수도 있다. 내재된 기계적 메커니즘이야 어떻든 특이점(Singularity)을 넘어서며 발현된 모습은 인간의 역량을 능가할 수 있다. 그때는, ‘이제는 AI가 월등하니 저널리즘의 세계를 AI에게 양도하자’ 할 것인가?

기계와 능력을 비교한 결과는 이미 언론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양상은 인간기자 우월론자들의 주장과 사뭇 다르다. 영국의 리치,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되었다. 반면 프랑스의 르몽드는 AI를 대체재가 아닌 도구로 정의하며 “기자에 대한 투자는 핵심전략”이라 선언했다. 주요 언론사들이 AI 관련 일자리를 늘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반적 흐름은 편집과 취재부문에서도 해고되는 등 인간기자들에게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AI가 인간을 조력하는 차원을 넘어 저널리즘을 통한 사회적 논의와 사유를 주도할 수는 없다는 데 동의한다면, AI적용과 인간의 권리에 관한 공적규범을 세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뉴욕타임스는 25년 사내 AI도구인 Echo 도입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인공지능을 저널리즘 핵심도구로 활용하되, 기사작성의 주체는 인간이어야 하며 편집권한과 책임 역시 인간에게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AI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윤리규약처럼 보이지만 함의는 깊다.

책임은 기본권 행사에 내재적으로 수반되는 것이 헌법적 규범원리이다.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만이 권리를 향유할 수 있다. 언론행위의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없는 AI는 결코 그 주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유네스코의 인공지능 윤리권고 역시 인간의 존엄과 인권중심, 그리고 인간의 책임과 통제를 강조한다. 기사의 가치판단, 취재방향, 공익성 평가는 인간의 고유권한이며 그에 대한 책임도 인간이 져야 한다.

반포된 윤리적 규범들은 기본권인 언론자유에 대해, AI시대에 다시 쓰는 권리장전 초고와도 같다. 공적논의를 통해 보다 정교화되고 제도화되어야 한다.

존엄, 책임, 권리가 오직 인간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면 그에 부합하는 인간의 저널리즘적 실천은 그 정당성의 근거이다. AI는 수준 높은 분석기사 등 양질의 저널리즘을 조력할 수 있지만 알고리즘 황색저널리즘의 야비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정당성이 사라지면 인류는 기계와 기본권을 다투는 상황을 맞게 될지 모른다. 하라리의 경고처럼 그들은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제대로 된 적수이다”.

한동섭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동섭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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