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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보따리 싣고 왔어요” 평균 85세 경로당 찾은 ‘이동형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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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달 26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명곡2리 경로당 앞.

공주시니어클럽은 읍면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상권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을 선정하고 노인일자리 공동체 사업단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이동형 편의점을 직접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김용학 공주시니어클럽 관장은 "식품 구매 접근성이 낮은 읍면 지역에서 발생하는 '식품 사막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덜어주는 일석이조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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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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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보따리 싣고 왔어요” 평균 85세 경로당 찾은 ‘이동형 편의점’

입력 2026.03.09 06:00

수정 2026.03.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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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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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연계 전국 첫 운영

식품 사막화 해소·어르신 일자리 ‘일석이조’

“삶에 활력 생겼다” 사업 참여 노인 만족도 높아

충남 공주시 유구읍 명곡2리 어르신들이 지난달 26일 마을 경로당을 찾은 이동형 편의점 매대를 둘러보며 물품을 고르고 있다. 강정의 기자

충남 공주시 유구읍 명곡2리 어르신들이 지난달 26일 마을 경로당을 찾은 이동형 편의점 매대를 둘러보며 물품을 고르고 있다. 강정의 기자

지난달 26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명곡2리 경로당 앞. 고요하던 마을에 냉장·냉동 설비를 갖춘 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 차량이 멈추고 접이식 매대가 펼쳐졌다. 어르신들이 경로당 문을 열고 하나둘 밖으로 나왔다. 짐수레를 끌고 오거나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은 다섯 번째로 운영된 ‘이동형 편의점’ 방문 날이다.

매대에는 라면과 과자, 음료, 부탄가스, 세제, 샴푸, 설거지장갑 등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이 빼곡히 진열됐다. 어르신들은 가격표를 가까이 들여다보며 “이건 얼마여?” “이것도 있네”라며 장을 봤다.

차량에 오르는 계단이 만만치 않은 어르신도 적지 않았다. 계단 앞에서 잠시 멈춰 서자 공주시니어클럽 직원이 다가와 팔을 내밀었다. 물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직원이 대신 집어 건넸고 결제를 위해 차량 으로 올라가야 할 경우에는 부축을 하거나 대신 계산을 도왔다. 구입한 물품을 짐수레에 실어주는 모습도 이어졌다.

명곡2리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은 85세.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5㎞ 이상 떨어져 있다. 하루 네 차례 버스가 다니지만, 배차 간격이 길고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특히 쌀이나 세제, 음료수처럼 무게가 나가는 물품은 한 번에 사 오기 어렵다. 결국 필요한 물품을 제때 구하지 못하거나, 이웃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채호병 명곡2리 이장(62)은 “예전에는 1t 트럭이 마을을 돌며 식품과 생필품을 팔았지만, 수익이 맞지 않아 하나둘 사라졌다”며 “어르신들이 장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해 알아보던 중 이동형 편의점이 있다는 걸 알고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식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직접 선물보따리를 가득 담은 채 찾아오니 어르신들이 무척 반긴다”며 “마을 분위기도 한층 밝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형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양희석씨(왼쪽)가 지난달 26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명곡2리 경로당을 찾아 라면을 구입한 어르신의 물품을 계산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이동형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양희석씨(왼쪽)가 지난달 26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명곡2리 경로당을 찾아 라면을 구입한 어르신의 물품을 계산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이 사업은 공주시니어클럽이 노인일자리사업과 연계해 전국 최초로 운영하는 ‘이동형 편의점’이다. 지난 1월22일 충남 계룡면 하대2리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이 편의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한 곳을 순회 방문한다. 한국부동산원의 후원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운영에는 공주시니어클럽 직원들과 편의점 브랜드 CU에서 근무하는 어르신들이 함께 참여한다. 참여 인원은 10여명으로, 60~75세 어르신들이 주축이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층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일자리 사업이기도 하다.

이동형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양희석씨(73)는 “서울에서 41년간 직장생활을 한 뒤 고향 공주로 돌아와 2년 정도 쉬었는데 무료함이 컸다”며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일하니 삶에 활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대부분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고 덧붙였다.

공주시니어클럽은 읍면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상권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을 선정하고 노인일자리 공동체 사업단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이동형 편의점을 직접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김용학 공주시니어클럽 관장은 “식품 구매 접근성이 낮은 읍면 지역에서 발생하는 ‘식품 사막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덜어주는 일석이조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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